5시 50분 버스를 기다리며

by슈릭밤


아침 5시 20분이면 출근버스 줄에 섭니다.

늘 제 앞에는 먼저 나온 분들이 있습니다.


얼굴은 익숙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이름도 모릅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머리가 희끗한 분도 있고, 오랫동안 이 시간을 살아온 듯한 표정의 분도 있습니다.


그분들의 삶을 나는 알지 못합니다.

회사생활이 행복했을 수도 있고, 가족을 위해 지나온 시간이 자랑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누군가의 삶을 쉽게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조용한 줄 안에 서 있으면, 자꾸 내 삶을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일하고 있는가.

회사에서 맡은 일을 잘하는 것은 분명 중요합니다.


조직에서 배운 것들이 있다. 사람과 협력하는 법, 바카라임을 지는 법, 어려운 일을 끝까지 해내는 법. 회사는 내게 월급만 준 곳이 아니라 슬롯를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준 곳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회사의 성장이 내 삶의 성장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회사를 위해 쏟는 시간의 일부는 나를 위해 남겨두고 싶다.


바카라을 읽고, 몸을 돌보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내 이름으로 된 경험과 관계와 자산을 만드는 시간.

회사 안에서는 직급이 나를 설명해준다.


하지만 명함을 내려놓은 뒤에는 무엇이 남을까.

내가 어떤 일을 해왔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만들어왔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는지.


직급이 없어도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회사 이름이 없어도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볼 때면 리더십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사람을 두려움으로 움직이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존중받는 사람이 더 오래, 더 깊이 움직인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권한이 커질수록 자존심은 낮아지고, 다른 사람을 성장시키는 마음은 커져야 한다.

좋은 리더는 사람을 작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기 능력을 충분히 쓸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일 것이다.


출근버스를 기다리는 새벽은 조용하다.

하지만 그 조용한 시간에 질문은 더 또렷해진다.

나는 언젠가 어떤 50대를 맞이하고 싶은가.


회사가 정해준 일만 계속하는 삶일까. 아니면 내가 선택한 일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나눌 수 있는 삶일까.


나는 후자를 준비하고 싶다.

회사를 싫어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충분히 배우고, 그 경험을 내 삶의 방향으로 연결하고 싶어서다.

오늘도 버스가 온다.


나는 그 버스를 타기 전에 잠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내가 원하는 삶을 향해 가고 있는가?”


이 질문을 잊지 않는다면, 출근길도 내 삶을 준비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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