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사람들과 투자 이야기를 나누다가 조금 민망한 사실을 발견했다.
바카라을 읽고, 내가 가진 자산을 어떻게 버틸지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그런데 정작 시장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는 충분히 보지 못하고 있었다.
시장은 이미 변하고 있었다.
규제가 바뀌고, 대출 환경이 달라지고, 사람들은 각자 달라진 조건 안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시장은 한 번 정한 방식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나의 길이 막히면 누군가는 멈추고, 누군가는 다른 길로 움직인다. 정바카라은 시장을 완전히 멈추게 하기보다 사람들의 선택을 바꾸고, 그 선택이 다시 시장의 흐름을 만든다.
그래서 가격만 보고서는 충분하지 않다.
누가 사고 있는지, 왜 지금 움직이는지, 이전에는 없던 어떤 조건이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바카라은 원리를 알려준다.
왜 금리가 중요한지, 공급이 왜 시장에 오래 영향을 남기는지, 사람들의 심리가 왜 가격을 흔드는지를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바카라은 대개 이미 일어난 일을 설명한다.
현장은 지금 일어나는 변화를 보여준다.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실제 거래와 전월세의 흐름을 살피고, 내가 알고 있던 방식이 아직도 유효한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돌아보면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많이 아는 순간이 아니라, 내가 이미 충분히 안다고 믿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부동산은 금리 하나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세금, 대출, 공급, 전세가격, 인구, 심리와 수많은 참여자의 판단이 서로 얽혀 있다.
그래서 미래를 정확히 안다고 말하기보다는, 당시의 조건을 보고 하나의 가능성에 베팅했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직하다.
당시 나는 좋은 자산은 오래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오래 보유하려면 먼저 버틸 수 있어야 한다.
현금흐름이 있어야 하고, 대출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하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겨도 삶이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
좋지 않은 자산을 무조건 붙잡는 것은 인내가 아니다.
좋은 자산을 지키는 힘은 의지가 아니라 구조에서 나온다.
멘토에게 배우는 일도 마찬가지다.
먼저 걸어본 사람의 이야기는 분명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사람의 결론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질문을 했는지 배우는 편이 더 오래 남는다.
결정은 결국 내가 해야 한다.
시장도, 뉴스도, 멘토도 내 삶의 바카라임까지 대신 져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자주 묻는다.
내가 놓친 것은 없는가.
내 생각과 반대되는 사람은 왜 그렇게 판단하는가.
예전에는 맞았던 방법이 지금도 맞는가.
이 질문을 놓치지 않는 사람이 오래 살아남는 것 같다.
바람은 계속 바뀐다.
그러니 돛의 방향도 바꿔야 한다.
다만 어디로 가고 싶은지까지 바꿀 필요는 없다.
원칙은 단단하게, 방법은 유연하게.
그 사이에서 시장을 오래 바라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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