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세 권만 읽어도 뿌듯한 이유
저도 한때는 권수를 셌습니다.
한 해에 몇 권을 읽었는지가 제 독서의 성적표라고 여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다 읽은 바카라이 쌓이는 걸 보면 뿌듯했고, 목표한 권수에 못 미치면 조급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알겠더군요. 제 삶을 실제로 바꾼 바카라은 그 많은 권수 중에서 몇 권 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는 읽었다는 기억만 남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독서의 성과는 읽은 권수가 아니라, 그 바카라이 나를 얼마나 오래 붙잡고 있었는가로 남습니다.
저는 정말 좋은 바카라을 1년에 세 권만 읽어도 뿌듯합니다.
지금 제 바카라상에는 세 권이 놓여 있습니다. 「세네카 — LIFE IS NOT SHORT」, 「내면 근력」, 「인생을 위한 최소한의 생각」.
나란히 놓고 보니 한 가지가 보였습니다. 제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결국 같은 자리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우리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실은 시간을 어디에 쓰는지 모른 채 흘려보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부족한 게 아니라 새고 있는 것입니다.
흔들릴 때 어떻게 돌아올 것인가. 살다 보면 반드시 흔들립니다.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는 힘을 갖는 것입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 정보는 넘치는데 기준이 없으면, 우리는 남의 생각을 내 생각이라고 착각하며 살게 됩니다.
시간, 회복, 판단. 저는 이 세 가지가 결국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바카라은 빨리 읽으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한 문단을 읽고 바카라을 덮어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읽어야 하는 바카라입니다. 읽다가 마음에 걸리는 문장이 나오면 거기서 멈추고, 나는 어떤가 하고 물어보는 시간. 그 시간이 진짜 독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읽기, 멈춤, 사유, 기록, 실행. 저는 이 순서를 지키려고 합니다. 기록까지 가지 않으면 대부분 잊히고, 실행까지 가지 않으면 제 것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시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아 부담되신다면, 세 권 중 지금 가장 끌리는 한 권만 고르셔도 됩니다. 하루에 몇 페이지씩. 다 읽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마음에 남는 문장 하나를 옮겨 적고, 그 아래에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할까"를 한 줄만 쓰면 그 바카라은 이미 제 몫을 한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그렇게 읽고 있습니다.
좋은 바카라은 많이 읽은 사람에게 남는 것이 아니라, 오래 머문 사람에게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