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천안의 상가주택을 매입했을 때, 나는 가격부터 보았습니다.
주변 토지가격도 올랐고 물가와 건축비도 달라졌는데, 건물의 가격은 오랫동안 크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시장에서 오래 관심받지 못한 자산에는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저평가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을요.
가격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수요가 약할 수도 있고,
건물이 오래돼 관리가 어려울 수도 있으며,
팔고 싶을 때 쉽게 팔리지 않는 불편함이 가격에 담겨 있을 수도 있습니다.
상가주택은 아파트와 많이 달랐습니다.
아파트는 비슷한 집끼리 비교하며 가격을 가늠할 수 있지만, 상가주택은 같은 동네에 있어도 건물마다 다른 이야기를 가집니다.
앞 도로의 분위기,
1층 상가의 임차인,
위층에 사는 사람들,
월세가 들어오는 날짜,
고장 난 수도와 소음에 대한 연락.
숫자로는 다 담기지 않는 일이 계속 생깁니다.
그렇다고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보유한 건물은 학생 임대수요가 있는 곳에 있었습니다.
몇 해 동안 큰 공실 없이 운영했고, 매달 들어오는 월세는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가격이 오르지 않는 시간이 있어도 마음이 아주 조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월세는 단순히 통장에 들어오는 돈이 아니었습니다.
대출이자를 감당하게 해주고,
다른 기회를 준비하게 해주며,
좋지 않은 시기에 자산을 급하게 팔지 않아도 되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현금흐름을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현금흐름은 투자자가 기다릴 수 있게 해주는 힘입니다.
좋은 자산을 골랐더라도 현금이 부족해 중간에 팔아야 한다면 시간은 내 편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반대로 기다릴 수 있다면 침체된 시장도 지나갈 수 있고, 다음 기회를 생각할 여유도 생깁니다.
물론 모든 상가주택이 좋은 자산은 아닙니다.
임차 수요는 줄어들 수 있고,
새로운 공급이 생길 수도 있으며,
건물이 오래될수록 수리와 관리에는 더 많은 돈과 시간이 듭니다.
무엇보다 상가주택은 아파트처럼 쉽게 팔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자산을 보며 가장 자주 떠올린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내가 팔고 싶을 때, 누가 이 건물을 사줄까?’
매수할 때부터 매도를 생각하는 일.
월세를 볼 때 공실과 수리비까지 함께 계산하는 일.
그리고 가격이 아니라 그 자산이 내게 어떤 시간을 만들어주는지 생각하는 일.
10년 동안 상가주택을 보유하며 배운 것은 결국 단순했습니다.
부동산 투자는 얼마나 빨리 오르느냐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 자산을 얼마나 오래, 무리하지 않고, 내 삶을 무너뜨리지 않은 채 보유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시간이 자산을 키워주려면,
먼저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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