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필라테스하면 생기는 일

by비니

필라테스 수업을 받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섰다. 백화점 문화 센터 로비의 소파에 앉아 바카라을 읽으며 기다렸다. 시간이 다 되어 필라테스 강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오늘은 어떤 걸 하냐고 물어봤다. “달리기 할 거예요.” “?” 필라테스에서 달리기라니 어떤 동작을 하는 걸까. 이때까지만 해도 얼마나 엄청난 강도의 동작을 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다.


간단히 몸을 풀어주는 동작부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도 같이 수업을 듣는 회원이 오지 않았다. 연휴라 가족끼리 놀러 간 것 같았다. 아싸. 오늘은 일대일 수업이네. 이런 기회는 흔치 않은데.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혼자 수업받게 된 것이 좋기만 했다.


선생님은 박스를 바닥의 매트 위에 옮기라고 했다. 이때부터 내각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달리기 동작들이 몰아쳤다. 박스에 다리를 번갈아 올렸다 내렸다 하고 박스 위로 뛰어 올라가 반대편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한 동작이 끝나면 다른 동작이 계속 이어졌다.


숨이 가빠오고 다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동작이 너무 느리다며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오늘 빠진 회원이 부러웠다. 일대일 수업이라 죽을 맛이었다. 아무리 비틀거리고 헉헉대도 선생님은 나를 독려하며 동작을 쉬지 않고 마무리할 것을 요구했다.


아, 오늘은 유난히 시간도 느리게 가는구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두통이 밀려왔다. 귀도 시렸다.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았다.


선생님은 내가 체력을 길러야 한다며 집 근처 공원에서 5분 달리고 5분 걷기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했다. 산바카라을 싫어하는 내가 과연 실천할 수 있을까.


일대일 수업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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