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창은 누구의 공간일까

bySunny Sea

글을 쓰는 사람에게 댓글은 반가운 손님이다. 누군가 내 글을 끝까지 읽고, 마음에 남은 한 줄을 건네주고 간다는 것. 그것만큼 글 쓰는 사람을 다시 바카라상 앞에 앉게 하는 힘도 드물다. 그래서 나는 댓글이 달리면 되도록 정성껏 답글을 쓰려고 한다. 글은 혼자 쓰지만, 댓글창에서만큼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셈이니까.


그런데 모든 손님이 반가운 것은 아니었다.


얼마 전, 내 온라인카지노 글에 한 댓글이 달렸다. 내 글을 잘 읽었다는 인사와 함께, 자신도 글을 공유한다며 어느 목사님의 '환상과 계시'라는 글의 링크를 남겨 둔 댓글이었다. 혹시 불편을 끼쳤다면 죄송하다고, 댓글을 주면 자제하겠다는 말도 덧붙어 있었다. 사실 내 블로그에도 비슷한 링크가 여러 번 올라오던 터였다.


정중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나도 신앙적인 글을 종종 쓰고는 있다. 하지만 신앙의 성격과 갈래는 천차만별이다. 같은 이름을 부르며 믿는다 해도, 그 믿음이 향하는 결은 사람마다 다르다. 자신의 신앙은 자신의 글로 표현해야지, 남의 글 댓글을 홍보의 기회로 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댓글의 내용이 설사 내가 추구하는 신앙과 같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매번 그 댓글의 내용이 나와 결이 같은 글인지를 하나하나 파악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예 원하지 않는다고 답글을 달았다. 상대가 먼저 정중하게 물어 왔으니, 나도 최대한 정중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말하고 싶었다.


이틀을 기다렸다

답글을 달고 이틀 정도를 지켜봤다. 스스로 댓글을 삭제하거나, 적어도 링크는 지울 줄 알았다. 그런데 댓글은 그대로 있었다.

내가 삭제할 수도 있었다. 작가에게는 그럴 권한이 있다. 하지만 작가에 대한 예의로 그냥 두었다. 내 손으로 지우는 것보다, 본인이 스스로 정리해 주기를 기다리는 편이 서로에게 덜 아프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며칠이 지났다. 다시 댓글창을 열어 보니, 그 자리에는 '운영정바카라 위배로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라는 흔적만 남아 있었다.


깨끗한 공간을 지키는 손

그제야 알 것 같았다. 온라인카지노가 왜 늘 깨끗하게 유지되는지를. 글을 쓰는 사람이 미처 손쓰지 못하는 사이에도, 이 공간을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었던 것이다. 내가 망설이며 남겨 둔 몫을, 보이지 않는 손이 대신 정리해 준 셈이다.


남은 흔적 아래에는 내가 달았던 답글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그 답글을 다시 읽어 보니, 마치 혼잣말처럼 보여 조금 쓸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했다. 그래서 답글 속 그분의 이름은 지우고 '000 님'으로 고쳐 두었다. 이제는 누군가를 탓하는 기록이 아니라, 내가 이 공간을 어떻게 지키고 싶은지를 적어 둔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댓글창은 대화의 자리다

이번 일을 겪으며 댓글창이 어떤 자리인지 다시 생각해 본다. 댓글창은 글을 쓴 사람과 읽은 사람이 마주 앉는 작은 마루 같은 곳이다. 그 마루에 앉아 자기 집 이야기만 늘어놓고 일어서는 손님은,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가져왔다 해도 주인을 머쓱하게 만든다.


전하고 싶은 신앙이 있다면, 그 마음을 담아 자기 글을 쓰면 된다. 진심이 담긴 글은 굳이 남의 집 마루에 링크를 놓고 가지 않아도, 필요한 사람에게 저절로 닿는다. 나 역시 그렇게 믿기에, 내 신앙은 내 글로만 말하려 한다.


오늘도 내 글에 머물다 가는 분들의 댓글을 기다린다. 짧은 한 줄이라도 좋다. 내 글을 읽고 떠오른 당신의 이야기라면, 그 어떤 긴 글보다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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