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은 사고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 이 글은 수요예배에서 사도행전 9장 10-19절 말씀을 듣고 돌아와 적은 묵상입니다. "고난은 하나님의 프로그램"이라는 목사님의 말씀에 깊이 동의하며, 그 말씀을 교사의 언어로 다시 풀어 보았습니다.
수요예배 설교 중에 목사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고난은 하나님의 프로그램이라고요.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마음속에서 "맞다"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서른여덟 해 동안 교실에서 커리큘럼을 짜 온 교사로서,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교사는 3월이 오기 전에 한 해의 커리큘럼을 짭니다. 어느 단원에서 아이들이 헤매게 될지, 어디쯤에서 벽을 만날지 교사는 미리 압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 계단을 놓고, 기다려 줄 시간을 계획표에 적어 둡니다. 아이는 그 벽 앞에서 당황하지만, 교사는 놀라지 않습니다. 그 벽은 실수가 아니라 설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도 커리큘럼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고난이라는 단원이 들어 있습니다.
사도행전 9장에는 한 사람의 두려움이 나옵니다. 다메섹에 사는 제자 아나니아입니다. 주님은 그에게 눈이 먼 사울을 찾아가 안수하라고 하십니다. 아나니아는 망설입니다. 사울이 예루살렘에서 성도들에게 얼마나 큰 해를 끼쳤는지 이미 들어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때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라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 (사도행전 9:15)
아나니아가 본 것은 과거의 사울이었고, 주님이 보신 것은 앞으로의 바울이었습니다. 교사가 3월의 아이를 보며 12월의 아이를 그리듯, 주님은 이미 그 사람의 커리큘럼 전체를 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구절이 놀랍습니다.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고난을 받아야 할 것을 내가 그에게 보이리라" (사도행전 9:16)
부르심의 첫날, 이미 고난이 계획표에 적혀 있었습니다. 영광스러운 사명과 고난의 목차가 한 장에 함께 인쇄되어 있었던 셈입니다. 하나님은 바울에게 쉬운 길을 약속하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그 길이 어떤 길인지 미리 보여 주셨습니다.
두려움을 이긴 아나니아는 사울을 찾아가 "형제 사울아" 하고 불렀습니다. 그러자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벗겨지고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고난의 프로그램은 그렇게, 한 사람의 순종과 한 사람의 회복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갈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에베소 장로들과 작별하며 바울은 성령께서 각 성에서 결박과 환난이 자신을 기다린다고 증언하신다고 고백합니다(사도행전 20:23). 가이사랴에서는 선지자 아가보가 바울의 띠로 자기 손발을 묶으며 앞으로 닥칠 일을 몸으로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사도행전 21:11).
그런데 바울은 발걸음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사도행전 20:24)
예고된 시험은 두렵지만, 예고되었기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험 범위를 아는 학생은 시험지 앞에서 당황하지 않습니다. 바울은 고난을 이상한 일로 여기지 않고, 달려갈 길의 한 구간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베드로 사도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를 연단하려고 오는 불 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고" (베드로전서 4:12)
고난이 찾아오면 우리는 먼저 묻습니다. "왜 나에게? 무엇이 잘못된 걸까?" 마치 계획에 없던 사고를 당한 것처럼요. 하지만 성경은 고난을 사고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연단하려고 오는 것, 곧 목적이 있는 단원이라는 뜻입니다.
바울은 그 단원의 흐름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로마서 5:3-4)
한 단계가 다음 단계의 계단이 되는, 잘 짜인 프로그램입니다.
교실에서 저는 아이들에게 "틀린 답은 없어. 아직 다듬지 않은 답이 있을 뿐이야"라고 말합니다. 실패를 끝이 아니라 과정으로 보게 하려는 것이지요. 하나님의 교실에서도 고난은 낙제의 표시가 아닙니다. 다음 단원으로 넘어가기 위해 통과해야 할 단계입니다.
지금 어려움 가운데 계신가요. 그렇다면 놀라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자리는 이미 커리큘럼에 적혀 있던 자리이고, 그 벽 앞에는 선생님이신 하나님께서 계단을 놓아 두셨습니다. 바울이 그랬듯, 우리도 이 단원을 지나 끝내 달려갈 길을 마치게 될 것입니다.
고난은 우리를 멈추게 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우리를 자라게 하려고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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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은 한 번 듣고 지나가면 흐려지고, 소리 내어 읽고 묻고 그려 보면 오래 남습니다. 그래서 이 묵상을 CHaT 루틴으로 한 번 더 걸어 보려고 합니다. 먼저 덩어리로 끊어 크게 읽고(Chunk), 짝과 묻고 답한 뒤(Havruta), 생각을 지도로 그려 봅니다(ThinkWise). 그리고 마지막에 돌아보고(Reflection) 한 가지를 실천하는 것(Action)으로 마무리합니다. 혼자 하셔도 좋고, 가족이나 소그룹과 함께하시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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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시(/)에서 잠깐 쉬고, 덩이마다 또렷하게 소리 내어 읽어 주세요.
① 택한 그릇 (사도행전 9:15)
가라 / 이 사람은 / 내 이름을 /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 전하기 위하여 / 택한 나의 그릇이라
② 부르심의 말씀 (사도행전 9:16)
그가 / 내 이름을 위하여 / 얼마나 고난을 받아야 할 것을 / 내가 그에게 보이리라
③ 바울의 고백 (사도행전 20:24)
내가 달려갈 길과 / 주 예수께 받은 사명 /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 마치려 함에는 / 나의 생명조차 / 조금도 귀한 것으로 / 여기지 아니하노라
④ 이상히 여기지 말라 (베드로전서 4:12)
사랑하는 자들아 / 너희를 연단하려고 오는 / 불 시험을 /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 이상히 여기지 말고
⑤ 고난의 커리큘럼 (로마서 5:3-4)
환난은 인내를, / 인내는 연단을, / 연단은 소망을 / 이루는 줄 앎이로다
⑥ 글의 핵심 문장
고난은 / 우리를 멈추게 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 우리를 자라게 하려고 /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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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세트 · 바울]
1단계 · 사실 확인
하나님은 바울을 부르실 때 무엇을 함께 보여 주겠다고 하셨나요?
예시 답변: 바울이 주님의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고난을 받아야 할지를 보여 주겠다고 하셨습니다(사도행전 9:16). 사명과 고난이 부르심의 첫날에 함께 주어졌습니다.
2단계 · 상상 추론
바울은 고난이 예고되었는데도 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을 멈추지 않았을까요?
예시 답변 ①: 고난을 미리 알았기 때문에 오히려 흔들리지 않았을 것 같아요. 시험 범위를 아는 학생이 시험지 앞에서 당황하지 않는 것처럼요.
예시 답변 ②: 바울에게는 자기 생명보다 사명을 마치는 일이 더 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목적이 분명하면 고난은 멈출 이유가 아니라 지나갈 구간이 되니까요.
짝에게 한 번 더 묻기: "너라면 아가보의 예언을 듣고도 그 길을 갔을까? 왜?"
3단계 · 적용 실천
지금 내 삶에서 이상히 여기고 있는 고난은 무엇이며, 그것을 커리큘럼의 한 단원으로 본다면 무엇을 배우고 있는 걸까요?
예시 답변: 요즘 일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아 "왜 나에게만?" 하고 자주 묻고 있어요. 이것을 한 단원으로 본다면, 저는 지금 결과를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는 중인 것 같아요. 이번 주에는 조급한 마음이 들 때마다 로마서 5장 3-4절을 한 번씩 소리 내어 읽겠습니다.
[둘째 세트 · 아나니아]
1단계 · 사실 확인
아나니아는 왜 사울을 찾아가기를 망설였나요?
예시 답변: 사울이 예루살렘에서 주의 성도들에게 큰 해를 끼쳤다는 이야기를 여러 사람에게 들었기 때문입니다(사도행전 9:13).
2단계 · 상상 추론
아나니아는 사울을 만나자 "형제 사울아"라고 불렀습니다. 두려워하던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부를 수 있었을까요?
예시 답변 ①: 사울의 과거가 아니라 주님이 말씀하신 사울의 미래를 믿었기 때문일 것 같아요. 보는 눈이 바뀌니 부르는 말도 바뀐 거죠.
예시 답변 ②: 두려움이 다 사라져서가 아니라, 두려워도 순종하기로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형제"라는 말은 그 결심의 표현이었을 거예요.
짝에게 한 번 더 묻기: "너에게 '형제'라고 부르기 가장 어려운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3단계 · 적용 실천
하나님이 지금 나에게 "가라"고 하시는 자리, 혹은 내가 먼저 다가가 불러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요?
예시 답변: 오랫동안 연락을 미뤄 온 사람이 떠올라요. 그 사람의 지난 모습만 보며 마음을 닫아 두었는데, 주님이 그 사람의 앞날을 보고 계신다면 저도 한 걸음 다가가 보고 싶어요. 이번 주 안에 먼저 안부 문자를 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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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에 제목을 두고, 가지를 하나씩 뻗어 보세요. 아래 구조를 그대로 옮기셔도 되고, 빈 가지에 나만의 생각을 더하셔도 좋습니다.
하나님의 커리큘럼
├─ 1. 부르심 (사도행전 9:15-16)
│ ├─ 택한 그릇: 사명의 목차
│ └─ 고난을 보이리라: 고난의 목차
├─ 2. 순종 (사도행전 9:10-19)
│ ├─ 아나니아의 두려움
│ ├─ "형제 사울아": 보는 눈이 바뀜
│ └─ 비늘이 벗겨짐: 회복의 시작
├─ 3. 예고 (사도행전 20:23-24, 21:11)
│ ├─ 결박과 환난이 기다림
│ └─ 그래도 달려갈 길을 마침
├─ 4. 해석 (베드로전서 4:12)
│ ├─ 이상히 여기지 말라
│ └─ 사고가 아니라 과정
├─ 5. 흐름 (로마서 5:3-4)
│ └─ 환난 → 인내 → 연단 → 소망
└─ 6. 나의 단원
├─ 지금 지나는 고난: ( )
├─ 배우고 있는 것: ( )
└─ 이번 주 한 걸음: ( )
질문을 맵에 함께 올리실 때는 1단계 질문은 주황, 2단계는 틸, 3단계는 퍼플로 색을 나누면 어느 계단에 머물러 있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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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에서 내 마음에 남은 한 문장을 적어 봅니다.
예시: 고난은 사고가 아니라, 하나님이 미리 적어 두신 단원이다.
이번 주에 할 한 가지를 스스로 정합니다.
예시: 조급한 마음이 들 때마다 로마서 5장 3-4절을 소리 내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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