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은 언제나 함께
출산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딸아이 병실에 와서 내내 간병을 하다가, 잠시 자고 싶다는 아이가 겨우 눈을 감은 틈을 타 이 글을 씁니다. 좁은 병실 한 구석에서 휴대폰을 놓았다 들었다를 반복하며 썼습니다.
유도분만을 이틀간 시도하다 결국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는데, 조리 중 갑자기 고열과 함께 염증 수치가 크게 오르며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위험한 상황이 오면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어제 대학병원으로 이송해 왔고, 사위와 남편과 제가 번갈아가며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평소라면 주일 오전 이 시간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을 텐데, 오늘은 딸아이의 병상을 지키며 이 글을 씁니다.
2026년, 벌써 4월의 마지막 주가 되었습니다.
2025 연구년에서 복귀하며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하는 듯한 설렘을 품었는데, 연초부터 일들이 그야말로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졌습니다. 이사, 구순 시모 봉양, 160시간 슬롯복지 현장실습, 친정 어머니 척추 골절로 골시멘트 시술 입원, 뒤이어 시어머니도 넘어지시며 척추 골절로 신경치료와 입원, 그리고 딸아이 출산까지. 굵직한 일들이 숨 돌릴 틈도 없이 이어졌습니다.
각종 커뮤니티 단톡방에서 올라오는 소식들을 읽지도 못하고, 읽어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지나온 날들이었습니다. 고래학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2월에 고래샘들을 대상으로 CHaT 루틴 관련 자율동아리를 개설해 운영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끝내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스스로를 칭찬합니다. 학교 복귀 후의 일상 하나만으로도 벅찰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을 감당해 내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간간이 톡방 공지를 살피며 참여하려 애썼습니다.
4월 '영시랑 놀아봤어?' 챌린지에도 밴드 규칙대로 인증을 제대로 하진 못했지만, 초반에 참여하여 영시 낭송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만약 고래학교에서 이 이벤트를 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 영상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저는 '공개의 힘'을 믿습니다. 매일 조금씩 인증하는 것도 대단한 힘이지만, 시를 낭송하여 영상으로 만들어 공개하면 저의 기록이 남고 다른 분들께도 참고 자료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방식을 더 선호합니다.
이 영상을 계기로, 한동안 멈췄던 유튜브 활동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처음 손주를 얻은 기쁨을 시로 담아 낭송하여 올리고, 중1 자유학기 주제선택 수업 활동과 결과물을 영상으로 제작해 올리는 단계까지 회복되었습니다. 작은 챌린지 하나가 저를 다시 움직이게 한 것입니다.
[Auguries of Innocence by William Blake (순수의 전조) 낭독_이선]
https://youtu.be/RTfl7GOyUFQ?si=3mWPMeFcqSMPIS75
[3.14, 무한히 이어질 너라는 신비 — 처음 할머니가 된 날의 시]
https://youtu.be/14_uAu3vhlw?si=-vHJJfd7WzgHK54h
[중1 주제선택 수업 사례 — CHaT 루틴 마음 색칠하기 6회차]
https://youtu.be/J7N9KGjJR38?si=o42cRE3UHABS_oM0
4월에는 실천교육교사모임과 함께하는 작가 글쓰기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습니다. 2월부터 매월 글 하나씩 완성해 올리고 있는데, 4월 글은 오늘 새벽 병원에 오기 전 마지막으로 올렸습니다.
좋았던 점, 기억에 남는 점
고래학교는 참 묘한 곳입니다. 바쁘고 지쳐서 오래 비워도, 언제나 두 팔 벌려 환영해주는 친정 같은 편안함이 있습니다. 고래 3기부터 8기까지, 어느덧 6년째 함께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6년 중 가장 참여하기 어려운 해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언제나 함께였습니다.
도움이 된 점, 변화
영시 챌린지 하나가 제 유튜브 활동을 되살렸습니다. 외부의 자극이, 내 안의 무언가를 다시 깨웁니다. 고래학교가 제게 매번 그런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5월에 보완하고 싶은 점
5월에는 '영시랑 놀아봤어?'에 더 성실히 참여하고 싶습니다. 실천교육교사모임과 콜라보로 진행하는 작가 글쓰기 프로젝트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약속했던 CHaT 루틴 자율동아리, 조금씩이라도 씨앗을 심어보고 싶습니다.
지금 딸아이는 깊이 잠들지 못하고, 통증을 호소하다 덥다 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실물을 보지 못하고 사진과 영상으로만 인사한 손주는 몇주 후면 집으로 옵니다. 분명 더 정신없는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고래학교는 제가 언제 돌아와도 따뜻하게 맞아줄 테니까요.
6년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라서 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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