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군대 전역기념 여행기2

여행 에세이

by한결

[여행 에세이] 아들 군대 전역 기념 여행기2

1일차(2026. 8. 31.) 바다를 닮는다면

한결


자! 이제 본격적인 여행 첫째 날이다. 베트남 다낭은 9월 부터 우기가 시작되기에 어쩌면 비를 예상하고 다녀야하지만 오늘의 일기예보는 흐림만 예고하고 있다. 아침일찍 눈이 떠져 혼자 거리로 나가보았다. 흐린 날씨임에도 미케 비치의 바다는 여전히 그대로 아름답다.


미케비치 바로 앞 호텔에 숙소를 잡았더니 바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 주에는 일정이 많아 얼마나 피곤했던지 눈다래끼가 낫지않아 병원을 다니는 등 한참을 고생했다. 바다를 응시하며 멍 때리고 있으니 너무 평안하다. 늘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정도로 뛰어다니다가 느림이 존재하는 장소에 있으니 순간 울컥한다. 지금까지 누가 나를 위로해 주었던가. 양 어깨에 바위덩어리가 올려져 있는 느낌이었던 생활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느낌, 그냥 바라만 봐도 좋다.


오늘의 첫번 째 방문지는 영흥사다. 작년에도 이곳을 왔었지만 지금 기억나는 것은 커다란 해수관음상인 뿐인데 다낭의 수호신으로 바다를

향해 서 있어 어부와 도시를 지켜준다고 한다.


점심식사 후 오후에 예정되어있던 한 시간 마사지를 두시간으로 늘렸다. 온 몸이 이완되는 것이 노곤해진다. 깜빡 잠이들었다 깨었더니 아들이 왜 그리 코를 많이 고냐고 한다. 아직 피곤이 가시지 않았나. 잠시 졸은 듯 한데 거의 끝나갈 시간이다


저녁식사는 원래 스테이크가 예정되어있었으나 씨푸드로 바꾸었다. 베트남가면 어쨋든 크레이피쉬하고 다금바리 정도는 한 번 먹어줘야 하지 않나. 간만에 진수성찬을 대하니 입맛이 돈다. 특히 해산물을 기피하던 아들 녀석이 군대에 다녀오더니 아무거나 다 잘먹는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다낭 야시장과 사랑의 다리 야경과. 사랑의 다리는 연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란다. 다리 난간에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자물쇠가 빼곡히 채워져 있다. 야시장의 껍질을 벗겨 발가벗은 악어와 개구리는 좀 아니지 싶다. 그래도 이 나라 사람들은 잘 먹을테니 어쩌겠나 그들의 식문화인걸.

멀리서 바라보는 용다리의 모습이 아름답다. 용이 시시각각 다른 색으로 변해 청룡이 되었다가 황룡이 되었다가 한다. 토요일 저녁에는 용이 입에서 불도 뿜는다는데 아쉽게 토요일이 지난후 와서 보지를 못했다.

하루가 저물어간다. 숙소로 돌아와 베란다에서 바다를 바라본다. 그러고 보니 아침 바다든 밤바다든 흐린 날의 바다든 맑은 날의 바다든 바다는 늘 그대로이다. 그저 날씨에 따라 기후에 따라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일 뿐이다.


지금의 세상은 혼탁하다. 이익을 좆아 쉽게 흔들리고 남이야 어찌 되든 말든 자신만의 안위를 위해 꼭 지켜나가야 할 인간다움의 가치를 가볍게 보는 이들이 점점 많아진다.무슨 일이 있어도늘 같은 자리에, 늘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는 바다를 닮으려고 한다면 살아가는 과정에 비가 내리고 눈이오고 풍랑이 일어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터인데 사랑도 우정도 인간관계도 바람불면 훌쩍 날아가는 종이 짝 취급하는 듯 해 안타깝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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