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익는 고향

by선비천사

산은 마을의 굽은 등 뒤에 제 이마를 대고

실개천은 그 몸을 낮추어 흐른다.

노을보다 먼저 익어 오고 또 아득해졌다.


밤알이 마당 끝에 툭, 하고 무릎을 꿇고

감나무가 주황빛 무게를 견딜 때

마을의 가장 낮게 엎드린 논들이

비로소 숨을 쉬기 시작했다.


바람은 논두렁에 오래 누워

익어가는 벼들의 숨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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