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그늘이 조용히 어깨를 낮추면
숲은 마지막 열기를 터트린다.
쓰르람, 쓰르람,
공중에 가느다랗게 금을 긋는 소리.
뜨겁게 쥐고 있던 계절의 손을 놓는다.
차마 털어내지 못한 말들이
헐렁해진 옷자락 사이로 바람이 되어 빠져나가고,
주워 담지 못한 날들은
길어진 그림자로 바닥에 눕는다.
어둠이 산자락을 감싸 안을 즈음
나무의 깊은 흉터에 걸린
쓰르라미 울음 한 자락
노을빛으로 흩어진다.
*같이 보면 좋은 글
이 글의 행간에 다 담지 못한 더 많은 그림과 소박한 기록들은 저의 개인 블로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언제든 편히 들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