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담 : 이야기를 전하는 자 -38-

괴담보다 무서운 건 역시 현실 (2)

by이사금

#038화 괴담보다 무서운 건 역시 현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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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환절기 감기는 고통스러운 거였다.


혜선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바이러스의 횡포를 피해 가지 못했다. 아이들의 학교가 개학을 하면 여러모로 바빠질 것이 틀림없으므로 엄동설한 추위에 이사를 감행한 것이 문제였다.


택시 기사인 남편이 벌어들이는 돈으로 이사 비용을 다 대기엔 부족했기에 식당 주방 일을 나가는 혜선은 마트의 저녁 아르바이트까지 해가면서 충분한 이사 비용을 모았다.


습기와 곰팡이로 가득 찬 데다가 여름만 되면 벌레들이 앵앵거리는 낡은 집에서 더 이상 버티는 것은 힘겨웠다. 이사는 이미 어릴 적부터 많이 해본 덕에 혜선에게 별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이사 가는 것을 귀찮아하던 아이들도 날씨가 조금만 더워지기라도 하면 바퀴벌레와 지네에게 시달려야 하는 그 낡은 집을 슬슬 짜증 내고 있었다.


도대체 인간적인 구석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는 무뚝뚝한 주인집 남자와 만사가 불만투성이라 하루 종일 땍땍거리는 주인집 여자의 얼굴도 꼴 보기 싫었다. 그래도 그것만이라면 참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둘째인 딸이 아직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았을 무렵 사건 하나가 터졌다.

아니, 사건 하나라고 하기엔 말이 맞지 않는다. 이미 마을의 치안은 땅바닥으로 떨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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