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절실함은 어디에

<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by스테르담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와는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다. MBTI로 보면 상극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의 말은 꽤 불편하다.

때론 불쾌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와의 대화는 뭐랄까... 보람된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결이 같은 사람이었다면 칭찬일색이었을지 모를 것들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부정적인 면을 많이 들추어낸다. 불편하고 불쾌함의 근원은 이것으로부터다.


주제는 각자의 목표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는 나의 목표를 물었고, 나는 내 목표와 이루고 싶은 것들에 대해 말했다. 요즘 나의 화두는 '힘 빼기'라는 걸 곁들여서. 150점을 맞으려 아등바등 살아왔던 그 모습을 버리고, 이제는 최선을 다하되 80점만 얻어도 만족하겠노라며. 그래서 이제는 100점 정도의 노력은 하되, 그 이하의 것을 받아 들어도 그것들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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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를 직격 했다.

"그래서 뭐가 이루어지겠어요? 150점을 받으려 노력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텐데. 자꾸 말 뒤에, '안되면 말고'란 식으로 말하고 있어요. 그래선 이루어지지 않아요. 절실함이 없어 보이는데요..."


불편했다.

불쾌하기도 했다. 전달이 잘못된 것일까, 해석이 잘못된 것일까. 나는 이걸 어떻게 다시 설명해야 할까를 고민하다 '골프'를 예로 들었다.

"그러니까, 예전엔 힘을 무척 주고 공을 두들겨 패려고 했는데 그럼 공이 더 안 맞고 멀리 나가지도 않았어요. 이젠 힘을 빼고 스윙을 부드럽게 합니다. 스윙이 지나가는 자리에서 공이 맞아 자연스럽게 더 멀리 가는 이치죠. 그러니까, 힘을 뺀다는 이야기이지 골프를 부정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마찬가지로, 노력함에 있어 탐욕과 시기와 질투라는 힘을 빼고 노력할 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결과는 받아들이겠다는 말이었습니다."


나는 왜 변명하듯 예를 들어야 했을까.

그가 나의 의도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내가 무언가를 잘못 전한 건 아닐까... 란 생각을 했다. 여기에 더해, 그의 입장이 되어 보았다. 이해가 된다. 무언가 빠졌다. 이루고 싶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정말로 무언가가 빠졌다.


빠진 무언가는 무엇일까.

바로 '절실함'이었다.


혹여나, 힘을 뺀다는 것이 절실함의 부재를 변명하려는 그 어떤 시도가 아닐까.

내려놓는 것과 포기하는 것은 다르다. 나는 혹시 안될 것 같은 것을 '포기'하기 위해, '내려놓는다'란 있어 보이는 변명을 하는 건 아닐까. 섬뜩했다. 그의 말이 비수가 되어 마음에 꽂혔다. 철철 흘러내리는 피가 내 눈에 보였다. 그 마음을 헤집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흘러내리는 것들에게서, 나는 '절실함'을 찾지 못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었다.

애석하게도.


나의 절실함은 어디에 있는 걸까.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돕는다는데, 정녕 나는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긴 한 걸까. 힘을 뺀다는, 내려놓을 줄 알게 되었다는 허울 좋은 핑계로 절실하지 않고 간절하지 않은 나를 변명하고 있던 건 아닐까.


그의 말은 썼고.

약은 쓰다란 말이 떠올랐다.


약기운을 빌려, 나의 절실함은 어디에 있는지 다시 잘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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