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예찬

<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by스테르담

뭐든, 지나간 것들은 아름답다.

여름이 그렇다. 이미 지나간 작년 여름도, 이제 곧 지나갈 이번 여름도.


누군가 나에게 어떤 계절이 좋냐고 물어본다면, 나의 대답을 들은 누군가는 나를 싱겁다고 할 게 뻔하다.

나는 대개 그 모든 계절을 좋아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네와 같이 뚜렷한 사계절은 저마다의 매력이 있다. 더하고 덜한 매력이 있을 뿐, 그것은 좋고 나쁨의 무엇이 아니다.


나는 지금 여름의 끝자락에 있다.

비가 왔고, 비가 그쳤고, 온 사방이 선명해졌다. 그러나 비 온 뒤 습한 기운이 사라졌다. 그때 바로 느꼈다. 여름의 힘이 빠져가고 있다는 걸, 뜨거운 태양으로 나를 녹여버릴 것만 같은 그 기세가 꺾였다는 걸. 지나간 것들의 아름다움과 별개 하여, 힘이 빠져가는 것들에게 나는 일종의 연민을 느낀다.


살이 타는 듯한 뜨거움과, 숩 쉬지 못할 정도의 습함은 어느 면에서 여름의 매력이 된다.

그로 인하여 우리는 시원한 공기에 들어설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조금이라도 덜 더운 곳을 찾으며 일상의 탐험을 하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길에 오른다. 나는 여름 수박이 참 좋다. 그건 겨울에도 그리워지는 맛이다. 더위에 지쳐 맥이 없을 때, 수박의 달고 시원한 과즙은 병든 자를 일으키는 마법의 수액이 된다. 더운 여름 길을 걷다가, 집에 와 땀범벅이 된 몸을 냉수 샤워로 식혀내는 그 순간을 나는 사랑한다. 길거리를 가다 듣는 매미 울음소리도 좋고, 파란 잎사귀 사이로 눈을 찡그리며 보는 햇살도 나는 좋다.


여름밤은 독특한 감성을 자아낸다.

강렬한 햇살은 없지만 더위를 머금고 있는 공기와, 숨으로 들어오는 차분한 습기가 낯설지 않은 적막함을 만든다. 이런 분위기라면, (왜인지 모르겠지만)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속삭이거나 고백할 수 있겠다는 핑크빛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번 여름도 기어이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멀지 않은 날, 다음 여름도 맞이할 것이다. 이번 여름을 애써 붙잡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더위를 피하고, 시원함을 만들어내는 일상은 또다시 반복될 것이다. 여름에만 할 수 있는 것, 여름에만 해야 하는 것. 나는 그것들이 참 좋고, 그래서 나는 저마다의 계절을 좋아하며, 이번 여름을 예찬하며 다시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의 일상으로 회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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