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앞에 섰다.
출장과 여행으로 밟아보지 않은 대륙과 나라가 거의 없는데, 호주는 처음이었다. 숙제를 마쳤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십 수년 전 신혼여행의 후보지이기도 했고, 20년 근속으로 회사에서 보내주는 여행지이기도 했는데, 신혼여행은 결국 다른 곳으로 갔고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한 기간이 길어 근속 여행은 결국 돈으로 받았기에 호주와의 인연이 이제야 맞닿은 것이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아름답고 웅장했으며 멋지고 대단했다.
옆으로 이어지는 하버 브리지는 선명했고 낭만적이었다. 낮과 밤의 경계에서 태양은 페리 위를 모호하지만 따스한 빛으로 어루만지기도 했다. 온도, 습도, 분위기 등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단 하나, 빠진 게 있다면 '감흥'이었다.
처음이라는 명분도, 전 세계인이 경탄하는 관광지라는 것도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유가 무얼까.
기분이 좋지 않아서?
컨디션이 저조해서?
감사함이 덜해서?
전 세계를 누비는 게 일이라서?
이유를 찾아낼 수 없었다.
딱히 무어라고 말하기엔 정답지가 없었고, 그저 나이가 들어서... 란 모호하면서도 수긍이 되는 말을 혼자 되뇌었다. 왓슨스 하버에서 내려다본 어느 해안 절벽도, 해변의 바이브가 가득했던 DJ의 비트 있는 음악도, 와인과 맥주 그리고 영혼을 자극하는 기름진 피시 앤 칩스의 냄새도. 오춘기라 해야 하나, 갱년기라 해야 하나... 정말 뭐라고 해야 하나... 그 어떤 이유에서 인지 감흥이란 버튼을 끝내 누르지 못했다. 나는 원래, F라는 감성에 지극히 편향된, 더더군다나 지천명에 이른 호르몬의 변화로 눈물까지 많아진 인간인데...
인생 참 별거 없구나... 란 씁쓸함을 그렇게 꿀꺽 삼키며, 우두커니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 사이에 있던 나는 오랜 이동과 오랜 걸음으로 출출한 배를 어루만졌다.
감흥이 없어도.
배는 고픈 거구나...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