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선물로

<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by스테르담

어느 사람의 말은 때로 비수가 된다.

그 비수는 마음을 베거나 후벼 판다. 마음의 상처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어떤 표현이 있다는 건, 표현의 대상이 실존한다는 것이다. 비수도, 마음도 실체는 아니지만 실존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한 선배가 비수로 내 마음을 생채기 냈다.

의도한 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그 순간 내 기분은 상당히 좋지 않았다는 것이며, 좋지 않은 기분을 나의 뇌는 마음의 상처란 신호로 변환했다. 마음이 쓰리고, 순간의 울컥함으로 인해 되받아칠까를 고민했지만 그 자리는 대단히 공식적인 자리였기에 20년이 넘는 온라인 게임생활을 해온 또 다른 자아가 나를 극구 말렸다. 무반응과 침묵을 택한 나를, 지금의 나는 스스로를 칭찬하고 있다.


돌을 던지거나 상처를 준 자는 스스로의 행동을 알지 못한다.

내내 실실 거리는 그가 얄밉기도 했다. 어쩌다 점심 식사에 마주 앉은 그가 영 마뜩지 않았다. 자연스레, 그러나 운명의 장난과 같은 합석이었다. 또 다른 일행과 이야기가 오 가는 중, 나는 비수를 갈고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나는 그에게 호의적이었고 심지어는 그를 칭찬하는 말까지 했다.


비수를 내려놓고, 선물을 내어 놓는 걸 나는 선택한 것이다.


그는, 공식 회의 석상에서 나에게 했던 비수의 말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나의 칭찬에 한껏 들뜬 그를 보며, 편해지는 건 내 마음이었다. 우리는 분에 찬 기분으로, 복수를 다짐하는 일이 일상에서 비일비재하다. 복수는 때론 힘이 되기도 하지만, 그 힘의 방향은 어디로 튈지 몰라서 상대방은 물론 나를 다치게도 한다. 또한, 복수의 끝은 시원함보다 허무함이라는 걸 지난 삶의 많은 경험들이 나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었다.


이제 나는 복수를 다짐하지 않는다.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정성스레 선물을 포장하기로 한다. 어떤 선물을 줄까. 어떻게 그걸 전달할까. 고민하는 사이, 편안해지는 건 내 마음이고 나아지는 건 내 삶이다. 상대방에게 입힐 상처를 고민하는 것보다,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남는 장사다.


삶은 늘, 그렇게 나의 관점이 '어디에' 있어야 한다는 걸 깨우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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