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나는 가진 게, 소위 말해 쥐뿔도 없다.
없는 것보다 가진 것에 집중하는 게 더 소중하다는 걸 알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당장 주위를 둘러봐도 그렇다. 온라인 게임엔 좋은 부모, 거대한 자산에 둘러 싸인 사람들이 많다. 온라인 게임이니까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회사라는 울타리 밖에서 배경의 격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벌어진다. 뉴스에서나 보던 직업과 위치, 자산의 정도 앞에 간혹 나는 무기력해진다.
나는 늘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 했다.
'자수성가(自手成家)'의 아이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서 '성(成)'자는 '성공'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아직 이뤄야 할 것도 많고, 이룰 수 있을지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것들도 많다. 내가 바라는 팔자는, 주위에 만연한, 무언가를 물려받는 그러한 것이다. 근로의 속도는 자본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애초부터 출발선이 다른 곳에서의 내달림은 숨만 찰뿐이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나는 무엇을 해 먹고살 수 있을까. 기술도, 배경도, a.k.a 빽도 없는 내 삶을... 나는 어떻게 건사해야 할까.
돌아보니, 이룬 것도 많고... 그러하지 못한 것도 많다.
삶은 늘 후회를 달고 다닌다. 했던 것보다 (게으름과 무지로 인해) 하지 않은 것들이 더 후회스럽다. 그럼에도 이룬 것들을 돌아보면 그저 감사할 뿐이다. 나는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왔을까. 쥐뿔도 없는데, 잘하는 것도 없는데, 배경은 아예 아무것도 없는데, 출발선이 다르기는커녕 아예 거대한 마이너스 선에서 출발했는데...
내 결론은 이렇다.
나는 멈추지 않았다. 그저 버텼다. 버티는 것이 자존심 상하고, 버티는 것이 무기력해 보여도. 그래도 그랬던 것 같다. 온라인 게임에선 우울이 눈앞을 가려도 출근했고, 버틸 수 없는 마음의 고통이 와도 일을 했다. 누군가는 온라인 게임인의 월급을 따박따박한 무엇이라 일컫지만, 실상은 내가 따박따박한 것이었다. 그러하지 않았다면, 월급은 나오지 않으니까.
<견디는 힘>이라는 저서에서, '견디는 힘은 그저 버티고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뛰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달리는 역동적인 에너지'라 말한 이유다.
정말 그렇다.
견디고 버티는 힘은 당장은 초라해 보일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은 '괴력(怪力)'이 된다.
'멈추지 않는 것'은 사실, 우리네 숙명이다.
좀 더 깊게 말하면, 그건 '멈출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 시대는 그것을 '선택'의 범주에 넣기도 한다. 선택에 따라 멈춤과 멈추지 않음은 갈린다. 나는 멈출 생각이 없다. 숙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맞이하는 '부조리'는 그저 '삶의 농담'으로 치부할 여유도 생겼다.
잘할 자신은 없어도.
멈추지 않을 자신은 있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