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지난날의 다짐이 오늘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오늘의 후회는 지난날 다짐의 실패를 의미하며, 하루가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 떠오른 다짐들은 삶의 선명도를 떨어뜨린다.
그래서일까.
나는 늘 길을 잃는 기분이다. 나아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잘 모르겠다. 심지어는 지나온 곳의 궤적도 모호하다. 그럴 때면 동서남북이란 방향의 의미를 되새긴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나의 방향은 없다. 목적지는 고사하고, 가야 하는 방향조차 알지 못하는 자의 서러움은, 오롯의 자신만의 것이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에 대한 답은, 어디에도 없고 또 어디에나 있다.
혹자는 놓인 길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가는 길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한다. 어차피 길을 밟는 것은 나이고, 그로 인하여 나아가는 몸과 마음을 일컬어 '나 자신'이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길을 잃는다.
돌이켜보면, 무언가를 잃는다...라는 표현은 잃어버리기 전까지는 알고 있거나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은연중에,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글쎄, 어디로 가야 하는가. 어디에 도달해야 하는가. 나는 아직도 내 갈길을 잘 모르겠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그것이 선명해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나이와 함께 여러모로 그 길은 실마리를 보여주지 않는 더욱더 모호한 무엇이 된다.
단 하나, 그저 분명한 것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방향 따위, 목적지 따윈 없다. 뒤로도, 좌우로도 때론 가야 하지만 그럼에도 삶의 방향은 앞을 향한다. 자동차가 좌회전, 우회전 그리고 뒤를 향하는 것도 결국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함이다. 목적지에 다다르는 그 모습은, 자동차와 우리네 삶의 그리 다르지 않다.
길은 잃어도 좋다.
길 위에 있는지, 아니면 나만의 길을 만들어야 하는지, 앞을 향하고 있는지만 염두에 두면 된다. 나만 두고 세상은, 타인은 모두 저만치 나아가는 것 같지만 그들도 좌우와 뒤로 방황하기 마련이다. 상대적인 것에 얽매일 필요 없다. 어차피 절대자는 삶의 설계를 그렇게 해놓았다. 제대로 가고 있는 길도 흐트러뜨리고,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 곳에서 답을 찾는 경우도 많다.
매일 잃는 길에 대하여, 그러니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나만의 길을 끊임없이 찾는 것이다. 삶엔 '완벽'이란 말과 '정답'이란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매일매일 받아들여야 한다.
그게 매일 잃는 길 속에서, 우왕좌왕하지 않을.
나를 지키는 가장 지혜로운 삶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