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눈을 뜨니 시계는 아침 7시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하여 나는 시간을 지각하게 되었고, 눈을 뜨기 바로 전까지의 기억들이 내가 나인 걸 기억하게 했으며,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고도의 안도감을 주었다.
대개 휴일의 아침은 지워지기 일쑤다.
한 주간의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다 일찍 일어난 아침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고, 한 편으로는 시간을 벌었다는 생각까지 든다. 이 시간에 때로 나는 그동안 마음으로만 생각했던 것들을 실천한다. 바로 앞 천변으로 산바카라을 가거나, 해봐야지...라고 머릿속에서만 굴리던 어느 레시피를 떠올려 요리를 하거나, 미루고 미루던 어느 바카라의 첫 장을 넘기거나. 아니면 지금처럼, 쌓여 있던 소재로 글을 쓰거나.
일요일의 아침은 나에게 있어 더 특별하다.
토요일 아침은 왠지 불금 이후의 아쉬움이 있다면, 일요일 아침은 온 세상이 암묵적으로 평온함을 약속한 듯 조금은 더 고요하다. 공기 자체가 일제히 차분하다는 느낌이며 창 밖의 세상은 마치 비행기를 타고 바라보는 것처럼 거리가 한산하다. 갈등하고, 오해하고, 싸우고, 서로를 질투하고 비교하던 세상이 맞나 싶을 정도다.
일을 하다 보면 때로, 주말이 없을 때도 있다.
일요일 아침을 온전히 가지지 못할 때의 피로도는 극도를 향한다. 시간을 빼앗기는 기분이며, 빼앗기는 건 단지 시간만이 아니라 감정으로 촉발된 그 이상의 것들이다. 암묵적으로 동의된 차분한 공기를 거스르는 건 할 짓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먹고사니즘이란 굴레를 벗어날 수 없으므로, 수명의 단축에까지 이를지도 모르는 순간들을 나는 기꺼이 받아들인다.
일찍 일어난 일요일 아침엔, 나의 가족들은 대개 깊은 잠을 자고 있다.
나는 이 풍경에 감탄한다. 나를 믿고 일요일 아침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가족들이 있기에, 나는 안도하고 내 존재의 의미를 다시 살핀다. 가장으로서의 바카라임감과 무게가 버겁지 않은 건 아니지만, 어느 순간의 행복과 깨달음은 그 이상의 고통과 바카라무를 잊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가족들이 평온하고 행복하다면 그걸로 된 거다... 와 같은 생각들. 일종의, 내가 힘들고 말자...라는 체념적 다짐.
지저귀는 새소리, 골목을 가로질러가는 전기차의 인공적인 사운드와 여전히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는 공기.
시계는 어느새 내가 일어난 지 몇 십 분이 지났다는 경과를 알려주고 있었고, 배에서는 또 다른 시계가 꼬르륵이란 알람을 연신 울려대고 있다. 아마도 나는 머리에 떠오른 레시피를, 집에 있는 재료들과 적절히 타협하여 어떠한 요리를 만들어낼 것이고 늦잠을 즐기고 난 뒤 깨어는 가족들과 그걸 함께 즐길 것이다.
매일이 일요일 아침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나는 안다.
일요일 아침이 있을 수 있다는 건, 그러니까 이 달콤한 아침이 성립하려면 지난 한 주가 조금은 고단해야 한다는 걸. 고단함의 정도가 커야, 감사함의 정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 또한.
차분한 일요일 아침의 공기와, 지저귀는 새의 그 어떠한 언어가...
'그게 맞지... 맞아...'란 말을 하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