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by스테르담

후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몇 년생인가라는 물음에 대답을 듣고는 젊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단순히 나보다 어려서가 아니다. 그가 나보다 동안이어서도 아니다. 왠지 내가 하지 못하는 무엇을, 그 후배는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러나 후배는 한사코 자기는 젊은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어린 사람들을 지칭했다. 젊음은 이토록 상대적이다.


나는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버스 안에서 잠이 들지 않는 아침, 창밖 구경은 일종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나는 사람들을 유심히 본다. 창 하나로 나뉜 세계는 평온하다. 출근하는 사람, 등교하는 사람, 개와 함께 산바카라하는 사람, 숨을 헐떡이며 러닝 하는 사람... 그들이 정말로 평온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그들이 평온하길 바랄 뿐이다. 그들도, 그리고 나도.

여의도로 향하는 통근버스는 홍대를 가로질러간다. 홍대 거리엔 어젯밤의 열기를 다 식히지 못한 젊음들이 간혹 보인다. 나에겐 출근길, 그들에겐 퇴근길. 편의점 앞에 금발 머리를 한 여자가 누워있다. 남자친구인지 아니면 클럽에서 만난 낯선 남자인지 모르겠지만, 여자는 그의 품에 안겨 있다. 잠을 자는 듯했다. 남자의 얼굴에도 취기가 올라 있었다. 그들 외에도 군데군데 방황하는 무리들이 여럿 보였다. 신호가 풀린 통근 버스는 그들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나는 그들이 참 젊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모습들이 꼭 '젊음'이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젊기에' 가능한 것들이었다.


퇴근길, 날씨가 좋아 그런지 오늘도 한강엔 젊음이 북적거렸다.

돗자리를 들고, 치킨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왁자지껄 하는 모습과 소리가 좋아 보였다. 벚꽃이 피거나 날씨가 화창하면 사무실로 삭막한, 그러니까 젊음이 거세된 곳에 젊음이 가득 찬다. (젊지 않은) 우리에겐 노후된 상가 음식점들이, 그들에겐 노포집이 되어 대기줄이 생기는 게 참 흥미롭다고 나는 생각했다. 젊음의 관점은 확실히 나의 그것과 다른 것이다. 별거 아닌 것으로도 깔깔거릴 수 있는 정서, 오래된 음식점도 감성으로 포장할 수 있는 마음. 웃음을 잃고, 감성은 메마른 나에게 젊음은 그렇게 소소하지만 확실한 경종을 울린다.


간혹, 나는 젊었던 적이 있었나... 를 생각한다.

나는 젊었던 적이 별로 없던 것 같다. 그러나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분명 나를 젊다고 했을 것이다. 대체, 젊음이란 어디에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니, 젊음이란 무엇인지 아직도 잘 알지 못한다. 마음만이라도 젊어야 하는데, 그 방법도 이젠 나의 간절함 바람과는 요원하다.


그렇다면 결국, 내일의 나에게 젊음은 무엇이냐고 물어야 하지 않을까.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내가 내 삶에서 가장 젊은 존재라고 답해줄 가능성이 높으니.


젊음 타령을 하는 것 보니, 어째 오늘도 젊음을 제대로 깨닫는 건 그른 것 같다.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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