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그만할 자신이 없다.

<스테르담 페르소나 글쓰기>

by스테르담

글쓰기가 정말 쉽고 만만한 시대가 되었다.

얼마 전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늑대 한 마리가 탈출했는데, 벌써 그와 관련된 바카라이 나왔다. AI가 글을 쓰기 시작하더니, '딸깍 출판'이란 말도 생겨났다. 이를 악용하여 소중한 국가의 세금이 새어나가는 것이 슬롯 문제가 될 정도다.


편하게(?) 글을 쓸 방법은 도처에 널렸다.

명령어 하나, 프롬프트 하나 넣으면 원하는 글을 써 준다. 심지어 내 글의 스타일도 따라해 준다. 유혹이 안 생길 수가 없다. 무언가 매우 혼란스럽다.


혼란스러움이 밀물처럼 몰려올 땐, '본질'을 상기하는 게 중요하다.

'글쓰기의 본질'은 무엇일까. 나를 돌아보는 일. 자아와 대화하는 것. 나도 모르던 나를 발견하는 과정. 스스로와 깊게 대화하여 생각의 지경을 넓히고 나를 보듬는 일.


편하게 쓰는 글엔 이러한 모든 게 결여되어 있다.

'생각'과 '감정'이 부재한 글은 이미 글이 아니다. 글 속엔 내가 흥건해야 한다.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를 강조하는 이유다.


나는 스스로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

아니, 그러할 수가 없다. 어떻게든 안고 가야 하는 것이 바로 '나'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있을 존재 또한 '나'다.


그러니 글쓰기를 그만할 자신이 없다.

글쓰기의 본질을 되새겨 볼 때, 쓴다는 건 나 스스로를 챙긴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글쓰기의 시작도 영혼의 숨을 쉬기 위해서였다. 나를 살리기 위해 한 응급조치이자, 살아갈 힘을 주는 영양소이자 운동법이다. 몸의 건강만큼 중요한 게, 마음의 건강이기 때문이다.


나는 늘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때론 밉고, 많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동행해야 하는 이 운명적인 만남을 나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생각해 보니, 이러한 받아들임 또한 글쓰기를 하고 난 뒤 일어난 변화다. 쓰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도 스스로를 부정하며 하루하루를 전쟁 속에서 살았을 것이다.


나를 사랑한다는 건, 늘 멋지고 예쁘게 바라보는 게 아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 못난 모습도, 잘난 모습도. 인정하고 긍정하는 것이다.


쓰다 보면 안다.

쓰게 되면 안다.


글쓰기를 그만할 자신이 없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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