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엔 참으로 많은 게 필요하다.
그중엔 분명 '담담함'이 있다. 일종의 용기 같은 것이다. 용기는 굳세고 씩씩한 마음을 일컫는다. 불안하고 두렵더라도,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 내 뜻을 굽히지 않고 견지하는 것. 그런데 세월이 흐를수록 용기에 대한 관점이 바뀐다. 용기란 굽히지 않는 게 아니라, 때로는 부드럽게 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또한, 멈출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으로. 완성은 무언가를 더해야 할 때가 아니라, 뺄 것이 없는 순간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불안해서 자꾸만 무언가를 더하려 한다. 과감하게 뺄 것은 빼고, 멈출 때는 멈추고, 세상을 향해 휘어주어야 하는 게 바로 담담함이 아닐까 한다.
요즘엔 또 하나 필요한 게 생겼다.
그건 '덤덤함'이다. '담담함'을 '용기'에 빗대었다면, '덤덤함'은 '인정'으로, '인정'은 다시 '받아들임'으로 풀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은 '담담함'과 '용기'를 뛰어넘는 그 무엇일는지 모른다.
그만큼 난도가 높다는 것이다. 인정하지 않는 세상에 나는 무던히도 분노해 왔다. 나의 이상과 일치하지 않는 세상의 섭리를 부조리라 칭하며, 허공에 대고 삿대질을 한 적이 한 번이 아니다.
나를 인정하지 않는 세상.
나보다 못한 사람을 인정하는 사람들.
나보다 빨리 갈 자격이 없는데, 나를 앞서가는 타인들.
그것들에 요동하다 보면 내 삶은 남는 게 별로 없다... 는 걸 깨달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덤덤함'이다. 인정받으려 살려하기보단,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걸 인정하는 것으로 삶의 태도를 바꾸면 삶이 조금은 더 편안해진다.
그렇게 삶의 태도와 관점을 바꾸니, 확실히 에너지가 덜 소모된다.
타인을 신경 쓸 때엔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들의 기준과 그들의 기대에 맞추다 보면, 자아는 상실되고 원하지 않는 힘까지 줘야 하니까. 슬롯생활을 하다 보면 타인과 그 인정이 꼭 필요할 때가 있긴 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전엔 100점... 아니 120점을 향해 갔다면, 이젠 80점 또한 덤덤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받아들임'은 그렇게 삶에 큰 용기를 가져다준다.
고로, '덤덤함'이 '담담함'을 수렴하고도 남는 개념일는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렇다.
덤덤하면 담담해질 수 있으니까.
내게 일어난 모든 걸 묵묵히 받아들이며.
내 삶의 주도권을 다시 찾을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