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쓰면 절대로 안 되는 글

<스테르담 페르소나 글쓰기>

by스테르담

세상은 늘 앞으로 나아간다.

앞으로 나아가는 세상을 바라보고 있자니, 나는 뒤처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생각은 이내 '불안'이 된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잠식된 영혼은 조급함에 지배된다.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내 삶의 방향은 아랑곳하지 않고 불나방처럼 무언가에 달려든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뛰어든 무언가는 내 것이 아니다. 계획 없이 주식에 뛰어들거나, 공부 없이 부동산에 휘말리거나. 더 잘 살아보려고 한 건데 세상은 나에게 왜 이리 모질까를 한탄하지만, 결국 모든 바카라임은 자신에게 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요즘 우리를 뒤처진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건 바로 AI다.

'FOMO(Fear Of Missing Out)', 뒤처질지 모른다는 공포감은 늘 존재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숨 쉬는 존재이고, 숨 쉬는 존재는 생존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로를 비교하고, 불안감을 갖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유다. 이러한 불안감을 잘 활용하면, 오히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cloud-5694354_1920.jpg


나는 늘 강조한다.

'무엇'을 '어떻게'를 먼저 떠올리면 십중팔구 원하는 걸 얻지 못한다. 먼저 떠올려야 할 것은 '이것'을 '왜'해야 하는지다. 글쓰기의 광풍이 분 적이 있다. 독서와 글쓰기는 광풍이 주기적으로 분다. 팬데믹 때에는 그 광풍이 더 심했는데, '왜'를 묻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에 빠져들었다. 특히나 '글쓰기'에는 그 방법을 묻는 사람들이 더 많았는데, 일견 이해가 가는 것은 글쓰기의 장벽은 독서보다 높기 때문이다.


그렇게 '글쓰기'의 '방법'만을 찾던 사람 중 대다수는 지금은 글을 쓰고 있지 않다.

목적을 모르고, 목표만 세우니 일어난 일이다. 왜 써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써야 하는지만 신경 쓴 결과다. 글쓰기 안에는 '자아'가 흥건해야 하는데, '방법'만 난무하고 있으니 일어난 일이다. 글쓰기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묻지 않은 이유다. 글쓰기를 돈으로 연결한 사람들은 더 그렇다. 단 하루 만에 글쓰기로 큰돈을 벌 수는 없다. 이걸 알면서도 헛된 기대에 편승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나는 '자아를 위한 글쓰기'를 표방한다.

페르소나 글쓰기는 나를 낱낱이 해부하고, 분열시켜 진정한 나를 만나 그것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진정한 나를 알아가고 그것을 끊임없이 반복하여 나를 이해하는 것이다.


다시, 앞서 언급한 FOMO로 돌아가, AI는 그래서 글쓰기의 장벽을 낮춰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너도나도 AI를 사용해 본다. 목적 없이, 방법만 난무하는 모습이 어디선가 많이 본듯하다. 프롬프트만 잘 넣으면, 내 글의 목차도 잡아주고 한 편의 멋진(?) 에세이를 완성해 주거나 홍보 글을 써준다. 효율의 측면에선 아주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필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생각'과 '감정'을 절대 외주화 해선 안된다. AI로 많은 글을 쓸 수 있겠지만 (예를 들어, 홍보 글이나 안내문 등 정형적인 글들), 에세이나 자신을 고찰하는 '자아'를 위한 글은 반드시 직접 써야 한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으며, 내 생각과 감정을 대신 체감해 줄 사람도 없다. 내 기쁨과 슬픔은 오롯이 나의 것이며, 이것은 누구에게도 대필시켜서는 안 되는 것이다.


거의 모든 영화나 소설에서, AI에 기댄 인류의 결말을 디스토피아로 그려내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생각'과 '감정'을 내어 준 존재는 살아갈 이유가 없다. 삶의 주도권을 명징하게 뒷받침하는 건 바로 이 둘에 있기 때문이다. 생각과 감정을 내어준 인류의 결말은 비루한 몸뚱이에 갇혀, AI 기계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사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어쩐지, 영화와 소설에서 보여준 것들이 섬뜩한 현실이 될 것 같다는 불안이 엄습한다.

글쓰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내 삶의 주도권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생각과 감정을 내어 주지 않을 강력한 방법.


AI에게 내어줄 수 있는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을 구분하는 것이 절실하다.

그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는, 쓰다 보면 얻게 될 것이다.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마음 청소는 글쓰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