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를 샀다.
남미 귀족가문 후계자를 입양한 줄.

스페셜티 커피식 이름 나도 갖고 싶다.

bystephanette

내가 산 원두의 이름이다.

Panama Hacienda La Esmeralda Cañas Verdes Tripiche Geisha Anaerobic Natural 3ANB


길다.

원두를 산 건지 남미 귀족 가문의 후계자를 입양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사람 이름이라고 우겨서 번역해보면 대충 이런 느낌이다.


파나마 왕국 에스메랄다 대공가,
카냐스 베르데스 영지 트리피체 분가의 게이샤 혈통,
혐기성 자연발효.
정체불명의 3ANB 계열.


신원은 확실하다.

나보다 족보가 자세하다.


갑자기 부러워졌다.

나도 이런 이름을 갖고 싶어졌다.


다른 사람들의 이름도 지어보자.

스페셜티 커피 원두 버전으로.




Doña Estefanía Lilísca de la Niebla y del Bosque de Primavera, Lote Rosa, Edición Nocturna

도냐 에스테파니아 릴리스카 데 라 니에블라 이 델 보스케 데 프리마베라, 로테 로사, 에디시온 녹투르나.

안개와 봄의 숲 가문 출신의 에스테파니아 릴리스카, 핑크 로트, 야간 한정판.


맘대로 지어봤다.

조금 더 스페셜티 커피 원두 이름처럼 지어보자.


Estefanía Lilísca, Seoul Highlands, Spring Forest Estate, Pink Glass Lot 25, Natural Process, Extended Solitude Fermentation

서울 고지대 봄숲 영지에서 생산된 에스테파니아 릴리스카. 핑크 글래스 25번 한정 로트. 내추럴 방식으로 가공한 뒤 장기간의 고독을 거쳐 발효됨.


특히 이 부분. Extended Solitude Fermentation

진짜 맘에 든다.

장기 고독 발효.


테이스팅 노트도 적어보자.

Tasting Notes: Espresso, old books, wet forest, pink glass, unreasonable optimism, prolonged aftertaste.

근거 없는 낙관이군.


이번 시즌 릴리스카 로트, 생산량 극소량. 복합적인 향미와 긴 여운. 취급주의.

극소량 생산이라고 하니, 경매에 붙여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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