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에 집중하는 중이다. 그런데 노랑이 이쁘다. 버터 옐로우. 이런.
그냥 구경이다.
가찌아 클래식 프로로 상당히 오래 잘 놀았다.
아주 마음에 든다.
그러나 요즘은 에스프레소를 내릴 생각은 없다. 핸드드립에 몰입 중이다.
그럼에도 에스프레소 머신 기변을 한다면, 옆그레이드보다는 PID와 온도 안정성, 프리인퓨전, 듀얼보일러/듀얼써모블록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사실 듀얼보일러는 별로 필요 없다. 스팀 밀크는 거의 하지 않는다.
마음껏 카페라테와 카푸치노를 마실 수 있는 나이는 지났다.
이왕이면 먹고 마시는 건 젊을 때 실컷 하자.
아주 마음에 든다.
싱글보일러지만 PID, 압력 게이지, 조절 가능한 브루 압력, 프리인퓨전, 약 7분 예열, 0.3L 황동 보일러를 갖고 있다. 가찌아 클래식 프로에서 넘어가면 같은 싱글보일러인데 훨씬 더 정확하게 도착할 수 있다.
이쁘다.
노랑이 있다. 이런.
내가 쓰는 전기 주전자는 브뤼스타 버터옐로우다.
아아아아. 이렇게 완벽한 깔맞춤이라니.
Profitec GO 핵심 포인트
PID, 쉽게 조절 가능한 추출 압력, 그리고 디자인.
복잡한 듀얼보일러까지는 필요 없지만, 에스프레소 변수는 제대로 만지고 싶은 사람을 위한 작은 머신이다.
둘 다 58mm 포터필터를 쓰는 콤팩트한 싱글보일러 머신이다.
가찌아는 사용자가 기계를 익혀 맞춰가는 머신,
GO는 기계가 사용자의 반복성을 도와주는 머신이다.
가찌아 클래식 프로의 매력은 단순함이다.
구조가 오래 검증됐고, 3-way 솔레노이드 밸브와 상업용 스타일의 58mm 그룹을 쓰면서도 기계가 복잡하지 않다. 최신 E24 기준으로는 황동 보일러와 황동 그룹을 쓰고, 기본적으로 9 bar 추출 환경을 제공한다. 대신 기본형에는 PID도, 프리인퓨전도, 샷 타이머도 없다. 그래서 온도를 세밀하게 맞추려면 흔히 말하는 온도 서핑을 하거나, 아예 PID 개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프로피텍 GO는 바로 그 지점부터 출발점이 다르다.
PID가 기본 내장이라 원하는 추출 온도를 설정하고 기계가 그 온도를 유지하도록 맡길 수 있다.
*PID
비례·적분·미분 제어(Proportional–Integral–Derivative control)
보일러 온도를 아주 정밀하게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전자식 온도 제어 장치다.
가찌아 클래식 프로는 온도 스위치가 “너무 식으면 히터 켜기 / 충분히 뜨거워지면 끄기” 식으로 움직여서, 실제 물 온도가 위아래로 꽤 출렁일 수 있다. 그래서 같은 원두라도 샷마다 온도가 조금씩 다르다.
PID는 현재 온도를 계속 읽으면서 히터 출력을 미세하게 조절한다. 목표가 93°C라면 93°C에서 히터를 딱 끄는 게 아니라, 93°C에 가까워질수록 가열을 줄이고, 떨어지면 다시 조금씩 보충하는 식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온도 오버슈트와 출렁임을 줄여준다.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중요한 기능이다.
대체로 온도를 올리면 추출력이 커져 산미가 둥글어지고 단맛과 쓴맛, 바디가 더 나오기 쉽다. 반대로 온도를 낮추면 추출력이 줄어 산미가 상대적으로 도드라지고, 너무 낮으면 맛이 얇거나 덜 익은 듯 느껴질 수 있다.
특히 라이트 로스트는 온도 변화에 민감해서 PID의 가치가 더 커진다.
나는 강배전 위주로 마셔서 PID는 별 의미는 없었지만,
요즘은 중배전과 약배전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프로피텍 고가 갖고 싶어서 하는 자기 합리화는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Profitec GO의 큰 장점 중 하나가 PID가 순정으로 들어 있다는 것이다.
오늘 맛있었던 93°C 샷을 내일도 93°C에 가깝게 다시 만들게 해주는 장치.
Profitec GO는 약 7분의 빠른 예열, OLED, 샷 타이머, 선택 가능한 프리인퓨전, 예약 전원 기능까지 들어간다. 가찌아에서 사용자가 감으로 하거나 개조로 얻던 기능 상당수가 처음부터 완성품으로 들어가 있다.
기변 시 맛에서 가장 큰 차이는 온도 재현성이다.
가찌아에서도 좋은 샷은 얼마든지 나오는데, “어제 맛있었던 샷을 오늘 똑같이” 만들려면 기계의 열 사이클을 사용자가 좀 알아야 해서.
GO는 원하는 온도를 입력해 두고 기다렸다 추출하면 되니까 이 부분이 훨씬 단순해진다.
라이트 로스트처럼 몇 도 차이에도 산미와 단맛의 균형이 바뀌는 원두를 만질 때 PID가 꽤 유용하다.
두 번째로 큰 차이는 압력 조절 접근성이다.
가찌아 클래식 프로도 OPV를 개조하거나 스프링을 바꿔 압력을 조정하는 문화가 굉장히 발달해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자주 만지라고 외부에 조절부를 꺼내둔 설계는 아니다. GO는 전면 가까이 있는 팽창밸브를 통해 브루 압력을 조절하도록 처음부터 설계했고, 압력 게이지도 달려 있어서 결과를 바로 볼 수 있다.
완전 좋다.
원두를 바꿨을 때 단순히 분쇄도와 도징만 바꾸는 게 아니라
온도와 압력까지 변수로 가지고 놀 수 있다.
가찌아는 개조할수록 재미있는 머신이고,
GO는 순정 상태에서 이미 실험실 놀이가 가능한 머신이다.
가찌아를 개조하고,
GO를 들이면
완벽해진다.
하아, 넣어두자.
스팀에서는 둘 다 싱글보일러라서 추출과 스팀을 동시에 할 수는 없다. 우유 음료를 많이 마신다면 듀얼보일러가 확실한 상위 선택인데, 나는 스팀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우유는 넣어두자. 싱글보일러로 충분하다.
예열에서는 GO가 훨씬 편하다. 공식적으로 약 7분이면 추출 준비가 되고, PID와 Fast Heat-Up 모드가 그 과정을 관리한다. 가찌아는 히터 자체는 빨리 뜨거워지지만 그룹과 포터필터까지 충분히 열평형을 맞추려면 기다려야 한다. GO의 예열시간이 15분이라는 혹평들이 많았으나, 최신형 GO는 예열 대기시간이 꽤 빨라졌다. 프로피텍 공식 사양 기준으로 Fast Heat-Up 약 7분이다. 230V 모델은 매뉴얼상 약 6분 30초, 120V 모델은 약 8분 30초이다. 예전 GO도 Fast Heat-Up 기능이 있었지만, 최신 세대는 이걸 더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다. OLED, 예약 온·오프, 선택형 프리인퓨전까지 같이 들어갔다.
반대로 가찌아의 강점도 있다.
단순하고, 가볍고, 작고, 싸고, 개조 생태계가 엄청 크다.
아주 좋아하는 지점이다.
최신 E24는 약 8.1kg인데 GO는 약 12.9kg이다.
가찌아는 직접 뜯고 PID·압력·스팀 등을 개조하면서 머신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재미가 굉장히 크다.
GO는 그런 개조를 할 이유를 상당 부분 없애버린 대신 가격이 비싸다.
가찌아 클래식 프로는 좋은 에스프레소를 만들 수 있는 훌륭한 기본 플랫폼.
프로피텍 GO는 사람들이 가찌아에 이것저것 개조하며 원했던 기능을 상당 부분 순정으로 넣어놓은 완성형 싱글보일러.
프로피텍 GO를 들인다면
좋은 샷을 만드는 과정이 훨씬 덜 번거롭고, 원하는 결과를 반복하기 쉬워진다.
사실은 옐로우다.
하아. 거부가 불가하다.
나의 최애 색상이다.
요즘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치우고,
브루잉을 다시 하고 있다.
원두와 분쇄도, 온도, 향미 구조 관찰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GO는 가찌아보다 맛의 변수를 더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머신이긴 하다.
흠.
그냥 지금 있는 가찌아를 개조해볼까?
글쎄다.
가찌아라고 노랑이 없는 건 아니다.
버터 옐로우와는 거리가 멀어서 그렇지.
내 가찌아 클래식 프로는 실버다. 구입 당시 노랑이 있는 줄 몰랐다.
사족
"에스프레소 머신은 왜 샀어?"
이렇게 누가 물어보면 자신있게 말할거다.
"노랑 이쁘잖아. 으으으으"
사족 2
노랑에 빠지기 전에 가찌아 개조 영상이나 구경하자.
가찌아 클래식 프로가 아니라 가찌아 클래식 E24에 PID를 달았다.
탐난다. 개조에 혹하는 중.
자칫 잘못하면 가찌아 E24를 개조하는 값이 프로피텍 GO보다 더 나올 수도 있다.
https://youtu.be/hOjrPyDE0a0?si=Oa5I5iGDKSoGhLe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