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동기부여하는 과정을 설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게임 설계 좋아한다.
하는 일 중에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목적은 결과물을 제작하는 것이다.
프로토타입 제품 개발이라고 하자.
숨겨진 목적은 리더십과 개인 성장 그리고 과정에서의 동기부여다.
자발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를 할수록 결과물의 완성도는 높아진다. 그러나 이 사실은 알려주지 않는다.
프로젝트 주제는 분야 불문이고 참여자 수준에 맞춰서 적당히 제시한다.
프로젝트는 반드시 실패하도록 설계한다. 현실의 반영이다.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실패라고 하자.
여기에는 약간의 반짝임이 필요하다. 손을 뻗으면 가까스로 잡을 정도로.
매력적이지만 애써야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유인바카라.
결과물의 수준은 팀의 수준을 반영한다. 팀의 참여도와 역할과 리더십 성향도 완전히 제각각이다.
팀은 팀장이 모집해서 만든다.
그러니까 프로토타입은 사실 제품이 아니라 팀이다.
팀장은 정보 접근과 관련 피드백 전달을 독점한다. 어떤 것이 궁금한지 무엇을 물어볼지 협업이든 개인이든 무방하다. 피드백은 팀장 수준에 따라 맞춤이다.
상당히 재미있다.
팀장 스스로 팀원 모집
-> 프로젝트 제시
-> 제한된 초기 정보로 설계 시작
-> 자발적인 정보 탐색 여부에 따라 팀별 정보량 차이 발생
-> 첫 프로토타입 제작
-> 설계된 실패 발생
-> 실패 원인 해석
-> 추가 정보 탐색 / 학습 / 역할 수정
-> 두 번째 프로토타입
-> 결과물의 질에서 팀의 학습 정도가 드러남
학습 필요성을 먼저 경험시키고,
공부가 그 필요에 대한 행동으로 나오게 하는 프로젝트다.
알아서 밤샘을 하고,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여러 가지 제안들을 한다.
원하는 것은 거의 다 자유롭게 풀어준다.
“정보가 부족했네.”
“팀 역할을 잘못 나눴네.”
“이 분야를 아는 사람이 필요했네.”
“우리가 사용자 조건을 고려하지 않았네.”
이런 것들은 알려주지 않는다.
각 개인들은 프로젝트 종료 후에 결과분석지로 작성한다.
막상 써보라고 하면, 약간 흥분상태로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쓰고 싶어 한다.
첫 번째 프로토타입과 마지막 프로토타입 사이의 변화량을 스스로 판단하고 분석할 수 있다.
투입된 자료들과 정보들과 어떤 활동들을 선택해서 했는지.
여러 팀이 이를 발표하고 공유한다.
약간 미쳐가는 분위기가 된다. 나는 이 지점을 상당히 애정한다.
스스로 실패하고 필요를 발견하도록 조건을 설계하는 것을 좋아한다. 게임 디자이너가 플레이어를 직접 움직이지 않고 규칙과 환경을 만들어 움직이게 하는 것처럼.
게임에서 불확실성을 설계하는 과정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문득 했었던 일을 적어봤다.
어느 수준에서 다시 시도를 하고 언제 포기를 하는지
어떤 것은 흥미를 유발하고 어디에서 재미가 없어지는지.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이다.
환경과 구조를 설계한다.
그 안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본다.
나는 성장하는 과정을 애정한다.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던 곳까지 가닿는 경험.
멋지지 않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