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것들까지 다 하면 100개가 넘어간다.
현대인은 로마 귀족이나 황족들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글을 어디선가 봤다.
‘energy slave’라는 개념도 있다. 인간이나 동물이 하던 일을 화석연료·전기·기계가 대신한다는 관점으로 보면, 계산 방식에 따라 현대인이 수십~수백 명분의 인간 노동에 해당하는 비인간 에너지를 쓴다.
사람과 말이 하던 일을 지금은 전기와 기계가 대신한다고 생각하면 그다지 놀라운 이야기도 아니다.
전자기기의 개수에 관한 정확한 통계는 기억나지 않는다.
백 개쯤 된다는 이야기도 본 것 같다.
미국 가정 평균 통계치로는 40개가 넘는다는 자료를 본 적이 있다. 대기전력을 사용하는 가전만 세었을 때다.
설마, 했다.
그런데 우리 집을 세어보기 시작하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텔레비전,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1, 2, 3, 식기세척기, 모니터, 북셀프 스피커 1, 2, 톨보이 스피커 1, 2, 스피커 바, 우퍼, 오디오 1, 2, 3, 턴테이블, 노트북, 스탠드 조명 1,2,3, 태블릿 PC 1, 2, 3, 휴대폰, 이어폰, 헤드셋, 믹서기, 블렌더, 토스터기, 광파오븐, 전기주전자 1, 2, 3, 에스프레소 머신, 글라인더 1, 2, 캡슐 머신 1, 2, 3, 4, 5, 정수기, 수많은 조명등과 간접조명등, 드라이기 1, 2, 3, 고데기, 조명 거울, 충전기... 끝도 없다.
아이들 방의 가전을 더 넣으면 더 길어진다.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은 것들을 갖고 살아간다.
흠. 다 필요할까?
멀티탭의 사망 사건으로 생각해 봤다.
십 년에 한 번 정도는 생활 패턴에 맞게 정리할 것들을 대거 정리한다.
요즘이 그런 시기다.
필요 없는 것들을 보내고,
앞으로 필요할 것들을 들인다.
보내주는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잊고 있던 아이들을 발굴하고 있다.
그리고 잘 닦아서
보내주기로 한다.
안녕, 잘 지내.
다른 곳에서 더 잘 살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