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질함 보다는 물성이 좋다.
이전 집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던 적이 있다.
타일과 벽지들이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내 취향이 유달리 평범함을 넘어선다는 말은 아니다.
얼룩덜룩한 하늘색에 가까운 청색과 회색의 타일도 신기한 데다가
베이지색의 퀼팅 무늬의 바닥타일과는 정말 어울리지 않았다.
노랑과 연두색의 격자무늬 주방 타일도
아이들 방의 구름무늬 하늘색 천장도
식탁 옆 사람 머리보다 더 큰 도자기 그림과 매화 무늬의 벽지도
현란했었다.
인테리어 올수리라거나
도배, 바닥재 교체 그런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취향이다.
이사 전에 수리를 하지 않았지만,
그대로 살기에는
고통스러웠다.
매일 매화 도자기 그림을 강제로 봐야 하는 괴로움이라니.
나는 화이트의 무몰딩 쪽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전시장과 같은 매끈한 균질함보다는
손의 흔적이 차곡차곡 쌓인 집이 더 좋다.
인테리어 공사를 턴키로 하지 않고 공정별 업체를 직접 섭외하고 일정을 조율해서 진행했던 적도 있다.
겨울. 창문도 없는 공사 현장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공사 내내 붙어 있기도 했었다.
마음에 드는 타일을 구하기 위해 공장들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나름 재미있었지만,
인테리어 이후에 재미가 없었다.
자주 집에 손을 대는 것을 애정한다.
목공을 하고 페인트 칠을 하고
수리하고 붙이고 떼어내고.
아무런 공사도 없이 이사를 들어온 이후에
조금씩 고쳤다.
원목 무늬의 타일 바닥재를 구입해서 집 전체의 바닥 공사를 했다.
페인트를 사서 문을 칠하고,
벽을 칠하고,
아이들 방 천장의 구름들을 크림색 반광 페인트로 덮었다.
600각 타일을 구해서 현관 바닥에 붙이고 백시멘트로 마감을 했다.
그러니까 지금의 집은 어느 하나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다.
페인트 붓 자국이 남은 벽면
그런 것들을 애정한다.
이왕이면
바닥도 상업공간처럼 글자들을 넣은 우레탄으로 만들고 싶었다.
아니면 테라코타색의 타일로 주방 바닥을 하거나.
천장을 다 뜯어버리고 단열공사를 하거나.
체력이 달려서 엄두를 못 내고 있을 뿐.
조금 낡고
조금 거칠고
조금 불완전함.
그런 게 좋다.
오래된 티크 목재의 코팅되지 않은 식탁 같은 것을 애정한다.
컵 자국들이 그대로 남아서 지워지지 않는다.
굳이 사포질을 하지도 않고, 그 흔적들 그대로 남는 것이 좋다.
타일을 사다가 바닥 공사를 하고 싶다.
약간 삐뚤한 마감으로.
직접.
흠. 체력을 길러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