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사랑이 필요했을 뿐이다.

입생로랑 핸드크림과 필리밀리 쿨링 냉매 마사저

bystephanette

은으로 된 하트모양 소품이 있었다.

흔들면 사각거리는 금속 소리가 나는 제품이다.

20년 전의 이야기다.

바카라상 위에 올려두고 가끔 만지거나 흔들어본다.

'메디테이션'용이라고 하자.

"이건 어디에 써?"

"아, 그거, 명상용이야."

"그냥 만지작거리는 거잖아."

"그게 명상이지 뭐가 명상이야."

그런 대화라도 할 법한 물건이다.

어디로 갔는지 기억이 안 난다.

다시 구입하고 싶지만 방법이 없다.


비슷한 물건을 발견했다.

입생로랑 핸드크림

정말 멋진 볼륨감을 자랑한다. 한 손에 쏘옥 들어온다.

그러나 사러 갔을 당시 아직 오프라인 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스크린샷 2026-09-28 164708.png입생로랑 핸드크림/이미지 출처: 입생로랑 홈페이지

이런 모양의 물건을 만들고 싶다.

은으로 되면 더 좋을 거라 생각한다.


쓰고 있는 핸드크림이 있다. 검은색 타원형의 볼록한 모양이다.

그다지 손이 가지 않는다. 샤넬이다. 왜 샀는지 모르겠다. 향도 그다지 감동은 없다.

다 쓰지 않고 다른 것을 구입하기는 내키지 않는다.

핸드크림은 차라리 바이레도 바디로션이 더 좋다.

바를 때마다 귀족이 된 기분이다. 럭셔리한 향이라니.


그러던 차에 발견했다.

이런.

필리밀리 쿨링 냉매 마사저/이미지 출처: 올리브 영 홈페이지

뭔지 모르고 샀다.

이름이 요상하다.

괄사도 아니다.


전자기기라고 생각했었다.

괄사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샀다.


속았다.

전자기기도 아니고

괄사도 아니다.


차갑다. 금속이다.

얼굴의 온도를 낮춰준다. 좋다. 굿!

쓰다 보면 따뜻해진다.

흔들면 다시 차가워진다. 냉매 순환이 된다고 한다. 멋지다.


아쉬운 것은 방수가 안된다.

목욕할 때 쓰면 딱인데.

몸은 뜨겁게

얼굴은 차갑게.

안타깝게도 방수가 안된다. 왜 안될까?

마음 같아선 물에 담가보고 분해해보고 싶다.


그러나 얌전히 바카라상 위에 올려두기로 한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손안에 들어오고, 차갑고, 매끈하고, 쓸데없이 아름다운 물건을 보면 마음이 약해진다.

점점 따뜻해지는 하트라니.


단지 사랑이 필요했을 뿐이다.

아, 아니 은제 하트 오브제.


사족

두피쿨링괄사 이런 것도 있다. 끝내준다.

머리를 차갑게 식혀준다니 온라인 게임에 두고 쓰고 싶다.

열날 때마다

명상이자

마사지를 실시한다. 헛둘헛둘.

필리밀리 애정하게 될 듯.


필리밀리 두피쿨링괄사/이미지 출처: 올리브영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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