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압식 에스프레소 메이커와 식기세척기 1

이런 것을 만들다니. 괴물 같다. 식세기도 괴물 같은 녀석이 나오기를.

bystephanette

*이글에는 공압식 에스프레소 메이커 / pneumatic espresso maker에 대한 사용 후기는 일절 없습니다.

전문가 비평에 대해 찾아본 내용입니다. 그전에 다른 주방 가전에 대한 이야기들이 장황하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처분하려다가

다시 주춤거리는 중이다.


애정하거나 아주 오래 사용하는 기계에 대해서는 언제나 진리가 있다.

"원하는 곳으로 한 방에 간다."

사실 다른 곳에서 멈춰봤자 결국은 목표한 곳으로 가기 마련이다.

그러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러니 이래저래 미적거리기보다 한 번에 바로 가는 편이 좋다.

구입해서 평생 쓴다.


물건의 가격은 정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횟수별 단가가 중요하다.

만 원짜리를 한 번 쓰고 버리는 것과

백만 원짜리를 10년 매일 쓰는 것과

후자가 더 저렴하다.


1만 원짜리 1회 사용 = 회당 10,000원

100만 원짜리 10년 동안 매일 사용 = 약 3,650회 → 회당 약 274원


식기세척기를 예를 들자면, 2000년 초반에 구입해서 사용했다.

매일 식세기 앞에서 보낸 시간으로 따지면

내 인생 최고의 애인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매일 2~3시간.


매일 2시간 × 365일 × 25년 = 18,250시간이다.

하루 24시간으로 나누면 약 760일을 꼬박 붙어있었던 셈이다.

애인, 인정!


그렇게 따지면,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다.

지겨울 만도 하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다.


25년 전 국내 브랜드 식기세척기는 뭐랄까 부족함이 많았다.

세척력이나 내구성, 조용함, 전체 완성도 그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랙 설계가 한국 그릇과 서로 맞지 않아서 답답했다.

접시에 밥을 담아서 먹어도 되겠지만 그런 선택은 패스하기로 하자.

지금이라고 해서 많이 좋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답답하다.


설계된 랙과는 별도로 나는 내 마음대로 자유도를 높여서 사용한다.

그릇을 잡아주는 플라스틱 관절 부품이 자주 깨진다.

십년이 넘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식기세척기는 밀레가 가장 좋다. 단, 양식기를 사용한다면.

랙 설계의 자유도 면에서도 최상위 수준이다. 자유도 설계에 자신 있다면.

가격이 사악하다. 밀레 1대 살 돈으로 LG 두 대가 가능하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안타까운 것은 가정용 식기세척기는 현재 14인용이 최대치라서 모든 식기들을 식세기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물론 해외에는 16인용 모델도 있으나 사이즈는 마찬가지다.

'스팀'과 '살균'과 '고온열풍건조' 풀버전으로 한 번 돌리는데 3시간 가까이 걸린다.

한 번에 모든 식기를 다 돌리기 어렵다.

어째서 식기세척기는 14인용인가. 28인용이 안 나오는 이유는 뭘까?


돈 벌면서 집안일을 하기란 이래저래 쉽지 않다.

그래서 냄비와 무거운 주방기구의 설거지들은 남편 몫이 되기 마련일지도 모른다.


내가 식기세척기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라면,

28인용으로 하단에 냄비들을 다 넣는 버전으로 만들고 싶다.
랙 설계 자유도를 최대한으로 해서.

뭐, 그렇다는 이야기다.


나는 식기세척기를 두 개 설치했다. 14인용 2대다. 한 방에 다 끝난다.

어째서냐고 물어본다면, 삶의 만족도가 높아져서다.

다른 이유가 뭐가 있을까.


행복하게 살자고 돈을 버는데.

자칭 미니멀리스트라고 하고 있다. 맞다. 미니멀리스트.

필요 없는 것들은 버리고,

원하는 것은 충분히 갖고 있기로 한다.


초음파 식기세척기가 아직 가격이 높아서 기다리는 중이다.

개수대 속에 그릇을 담가두면 설거지가 된다.

멋진 일이다.


공압식 에스프레소 메이커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물론 시음을 한 것은 아니다.

실린더를 연결해서 압력을 높일 생각을 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식기세척기도 그런 괴물 같은 녀석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쓸데없는 시간들을 줄여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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