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벤치와 간접조명, 보스턴 고사리

가슴 뛰는 일 / 가을 대청소의 정점

bystephanette

가슴이 뛰는 일이 있다.

간접조명 애정한다.


무선은 힘들다. 하루도 안 돼서 방전된다.

건전지가 부족하다.

충전해서 사용하는 건전지는 싫어한다. 건전지 충전기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다른 상황에서 그것을 만났더라면 매우 애정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굳이 싫어하는 것을 곁에 두지는 않는다.


천정의 핀 조명들을 설치하고 싶지만 무선 등으로 달았다가 방전 이후 방치 중이다.


아무래도 간접조명은 천정보다 바닥이 멋지다. 개인적인 취향이다.


부엌의 상부장 아래 간접조명을 길게 설치해 뒀다. 노르스름한 빛이다.

동작감지 센서등이고 콘센트에 선으로 연결된 것이다. 하얀 선이 벽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전원선에 귀여운 뜨개실로 만든 소품을 감아두고 싶지만

뜨개질은 아직 하지 않았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아무리 낮이라도 불이 켜진다. 그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집에 오는 사람들마다 탐을 내는 조명이다.

방에서 나서면 부엌에 불이 들어온다.

괜스레 서성이고 싶어지는 조명이다.


가을이니 조명을 더 설치할 요량이다.


어디에 할지 고민이다.

고민이 되는 이유는 살고 있는 집이 아주 오래된 아파트라서다. 벽면 콘센트가 거의 없다.

그러니까 할 수 없이 멀티탭 성애자가 된다.

아주 긴 멀티탭부터 온갖 종류의 여러 가지 멀티탭이 있어야 생활이 가능하다.


신기하지 않은가.

혼자 생활하는데 이렇게 많은 전자기기들과 전원선이 필요하다니.


마음 같아서는 바닥 공사를 해서 콘센트를 거실 가운데나 중간중간에 설치하고 싶다.

금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장식의 금속판으로 하고 싶다. 뚜껑을 열면 바닥 안쪽에 콘센트가 나온다.

생각만으로도 멋지다. 10월이 다가오면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를 거실 한가운데 설치하고 자잘한 크리스마스트리 지네 전구를 넘치도록 많이 달아놓고 싶어진다.

그러나 천장을 트지도 않았고, 바닥에 콘센트 매립 공사도 안 했다.

마음속에 넣어두자.


간접조명은 두 군데 설치할까 생각 중이다.


동작감지센서등에 노란색으로 전원선이 연결되어 있는 모양으로 할 예정이다.

하나는 거대한 대리석처럼 보이는 석재 식탁의 아래.

또 하나는 베란다에 있는 수많은 화분이 올라가 있는 원목 벤치 아래.

흐드러지게 흘러내리는 보스턴 고사리 사이로 밤의 조명이 비추면 그림자들이 사방에 일렁일 것이다.


밤의 베란다를 애정한다.

굳이 밖에 나가서 앉아 있는 경우는 없다.


새벽마다 베란다의 연노랑 테이블에서 아침을 먹었다. 여명을 보면서.

그러나 그런 루틴은 없어진 지 오래다.

에스프레소를 내리던 루틴과 함께.


술을 마시지 않는다. 에스프레소도 끊었다.

흠. 정말 재미가 없다.

심심할 땐 뭐 하지?


모카포트를 하나 살까?

1인용은 부식되어서 처분했다. 아주 오래전에. 삼발이가 가스불에 색이 변해가는 것이 좋았다.

금속의 청색과 노랑과 갈색 그리고 검은 그을음.

이상한 색으로 서서히 점점 달라진다. 맛있다.

까슬한 원두입자들이 바닥에 남는 것도 재미나다. 모카포트 에스프레소는 그다지 맛이 없다.


커피나 차는 조명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앞뒤의 창문들을 모두 열어놓고

일렁거리는 커튼과 식물들 사이로 조명이 비치는 것들을 애정한다.

자잘한 초를 켜고 꽃과 함께 물에 띄워놓고.

엄지손가락보다 두꺼운 크리스탈 화기가 있었는데,

애정하던 화기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어쨌든, 조명 설치를 해보자.


이케아의 나무벽선반으로 커튼 박스를 만들어볼까. 원목 색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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