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강. 말을 다시 배웠습니다
상대방의 언어가 나의 말로 들리신 적이 있으십니까. 저는 종종 아이에게서 저의 말을 듣습니다. 아직은 꽃샘추위가 남은 3월의 주말. 곰돌이 귀가 달린 헬멧을 쓴 봄(태명)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구나 실수가 할 수가 이떠. 다띠 방향을 잡꼬 움찌기면 잘 가!”
귀엽죠. 이 말을 뱉은 봄은 꽤 진지했습니다. 그날 아이는 생애 처음으로 킥보드로만 도서관을 가는 여정에 나섰습니다. 장거리 운전이라고 할 수 있겠죠. 며칠 전부터 저는 봄을 쫓으며 힘차게 구르는 발과 이리저리 흔들리는 손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공원을 산바카라하는 어르신과 달리는 주민들의 다리에 킥보드 바퀴가 닿을 때마다 사과를 반복하며 생각했습니다. 우레탄이 깔린 초등학교에서 연습을 먼저 해야 하지 않을까. 그곳에서는 봄도, 나도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는데. 왜 하교 시간이 지나면 초등학교 정문을 닫아버리는 것일까. 학생들이 모여서 담배라도 폈나. 왜 하지 말라는 것은 몰래 하는 것일까. 나도 저 나이 때는 그랬을까. 어머니가 고생이 많으셨네. 어. 핸들이 왼쪽으로 쏠리는데. 저러다가 넘어지겠다! 칼바람에 추울까 봐 아내가 아이의 목에 급하게 묶어준 손수건의 방향처럼 킥보드의 손잡이가 자꾸 왼쪽으로 꺾였습니다. 봄은 킥보드에서 잠깐 내렸습니다. 말의 고삐를 잡듯, ‘끙차’ 소리와 함께 킥보드의 앞부분을 들어 올려 방향을 중앙으로 옮긴 아이는 아마도 이렇게 말하고 싶었겠죠.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다시 방향을 잡고 움직이면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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