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고 누웠는데...>

by깊은 바다

부안으로 발령받은 지 어느덧 두 달. 고향과 가까워 참 좋은데,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밤에 잠을 설친다.


관사로 임차한 ​30년쯤 된 17평 빌라에 살다 보니, 본의 아니게 이웃들의 완벽한 '새벽 일상'을 공유하게 되었다.


​• 새벽 1시: 옆집 고양이가 운다. 주인 아주머니가 "잠 좀 자자 이 새끼야!" 하고 사자후를 지른다. 고양이 소리도 소리지만 아줌마의 날카로운 욕설에 잠이 번쩍 깬다.(전에 살던 직원도 그 소리에 오만 정이 다 떨어져, 관사를 거의 비워뒀다고 한다.)


• 새벽 4시: 윗집 할아버지 기상 시간. 화장실에서 볼 일은 본 후 믹서기를 돌린다, "아이고 허리야" 하는 소리까지 들린 후에서 잠시 고요가 찾아온다.


자려고 누웠는데, 아이오아이의 '갑자기'가 귓가에 멤돈다.

​자려고 누웠는데, 고양이 소리가

자려고 누웠는데, 아줌마 욕이

자려고 누웠는데, 할아버지 한숨이


​자려고 누웠는데, 아침 여섯 시가 되는 기적 같은 날이 오긴 할까. 오늘 아침도 역시나 비몽사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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