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기는 밤의 온도를 조금 품고 있었다. 거실 창은 완전히 닫히지 않은 채로, 커튼 아래쪽이 바닥을 아주 얇게 쓸었다. 주방 쪽 조명이 켜져 있었고, 싱크대 위로 물방울이 떨어져 남아 있던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렸다. 그 사이를 벽시계 초침이 일정하게 잘랐다. 소선은 프라이팬을 불에서 내리고, 접시를 식탁으로 옮겼다. 접시 바닥이 나무 상판에 닿을 때 생기는 낮은 울림을 손바닥으로 한 번 눌러 줄였다.
식탁에 마주 앉는 자리는 아직 낯설었다. 예전에는 늘 옆으로 비껴 앉거나, 서서 움직이며 시간을 잘라냈다. 오늘 소선은 의자를 밀어 넣고, 무릎 방향을 식탁 정중앙으로 맞췄다. 자세를 바로 세우면 괜히 딱딱해지는 버릇이 있어, 허리를 억지로 세우지 않았다. 대신 어깨에서 힘을 빼고 팔꿈치를 테이블 가장자리 가까이에 뒀다. 손끝에 접시의 온기가 잠깐 남았다가 사라졌다.
서현이 방문을 열고 나오는 소리가 났다.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보다 먼저, 바닥에 닿는 발바닥의 마찰이 들렸다. 슬리퍼가 아닌 맨발이었다. 서현은 문간에 한 번 멈춰 서지 않았다. 거실을 지나 식탁까지 이어지는 짧은 동선을, 아주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채웠다. 잠옷 바지 자락이 종아리를 스치며 ‘사각’ 하고 얇게 울렸다. 소선은 젓가락을 가지런히 놓으면서도, 그 소리가 가까워지는 속도를 놓치지 않았다.
서현은 의자에 앉았다. 의자가 바닥을 스치는 소리가 길지 않았다. 앉는 동작이 급하지 않아서였다. 서현은 식탁 위의 접시들을 훑어보지 않았다. 음식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눈이 아니라, 테이블 위의 빛을 보는 눈에 가까웠다. 아침 햇살이 커튼 틈으로 들어와 식탁 모서리에 걸렸고, 그 빛이 젓가락의 금속 부분에서 한 번 반짝였다. 반짝임은 차가운 느낌으로만 오지 않았다. 관리된 물건처럼 정돈된 표면의 기분이었다.
수저가 처음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금속이 그릇 가장자리를 스치며 내는 소리는 날카로울 수 있는데, 그날은 가볍게 튀었다가 사라졌다. 소선의 손이 움직이기 전에, 서현이 숟가락을 먼저 들었다. 손목이 둥글게 돌아가며 밥을 떠올리고, 입으로 가져가는 과정이 단정했다. 소선은 그 움직임에 맞춰서 자신도 숟가락을 들었다. 같은 동작인데도, 오늘은 과장 없이 이어졌다. 한 번 소리를 내면 다음 소리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리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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