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는 여전히 어두웠다. 거실 조명이 문턱에서 잘려 들어오고, 그 바깥은 벽지의 무늬만 희미하게 떠 있었다. 소선은 서현 방문 앞에 서 있었다. 문 아래 틈으로 밀어 넣었던 쪽지가 방 안쪽으로 사라진 뒤로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손끝에는 종이 모서리의 거친 결이 남아 있었다. 손바닥을 펴면 손금 사이로 사각거리는 촉감이 다시 올라오는 것 같았다.
벽시계 초침이 ‘착, 착’ 하고 균일하게 움직였다. 그 소리가 복도 바닥을 타고 와 발등을 얇게 두드렸다. 소선은 숨을 고르게 하려다, 들이마신 공기가 목 안쪽에서 한 번 걸리는 감각을 느꼈다. 삼키려 하면 더 건조해질 것 같아, 입술만 단단히 붙였다.
문틈의 빛은 가늘었다. 조금 전보다 더 옅어졌지만 사라지진 않았다. 방 안에서 스탠드 불빛이 낮게 살아 있는 모양이었다. 그 빛이 바닥을 긋는 선은, 쪽지가 들어간 뒤부터 아주 미세하게 꺾여 있었다. 종이가 빛을 한번 받아 다시 안쪽으로 보내는 듯한 굴절이었다.
소선은 문고리를 잡지 않았다. 손을 옆구리에 붙여, 손가락이 쓸데없이 움직이지 않도록 했다. 그때 문 안쪽에서 아주 작은 마찰음이 났다. 처음엔 바람 소리 같았다. 다음 순간, 문짝과 바닥 사이에서 무언가가 살짝 긁히는 소리가 확실히 들렸다.
‘스윽.’
소선의 어깨가 먼저 굳었다. 초침 소리가 한 박자 더 크게 들리는 듯했고, 발바닥은 바닥에 더 단단히 붙었다.
서현 방문이 아주 조금 열렸다. 한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의 틈. 그 틈이 만들어내는 공기의 변화가 분명했다. 방 안의 서늘한 공기가 복도로 흘러나오며, 소선의 종아리 쪽을 스쳤다. 문틈 사이로 스탠드 불빛이 새어 나오며 소선의 발등을 따뜻하게 비췄다. 어두운 복도에서 그 불빛은 낯설 정도로 부드러웠다.
문은 더 열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닫히지도 않았다. 서현이 그 틈을 남겨둔 채 안쪽에 서 있는지, 침대 끝에 걸터앉아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틈이 ‘닫힘’에서 ‘열림’으로 옮겨간 흔적만은 분명했다. 소선은 발을 한 번 옮기려다, 발끝이 바닥을 긁지 않도록 조심했다. 슬리퍼의 고무가 마룻바닥에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지나치게 크게 울릴까 봐, 체중을 천천히 이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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