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용기를 배우는 중이다

by소선
14화. 나는 아직도 용기를 배우는 중이다.png




저녁 식탁은 이상할 만큼 정돈돼 있었다. 밥공기와 국그릇의 간격, 젓가락 받침의 방향, 김이 빠지며 생기는 얇은 물자국까지. 소선은 냄비에서 국을 퍼 담아 서현 앞에 놓고, 손등으로 그릇 가장자리를 한 번 훑어 뜨거움을 확인했다. 금속 숟가락은 옆에 가지런히 놓였고, 숟가락의 오목한 면이 천장등을 받아 작은 하이라이트를 만들었다. 그 빛은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었다.


서현은 밥을 두어 숟갈 뜨다 말고 반찬 접시를 밀었다. 접시 바닥이 식탁을 스치며 내는 소리가 얇았다.


“이거 말고 다른 거 없어요?”

말끝이 튀었다기보다, 입술을 덜 다물고 내보낸 공기처럼 흘렀다. 소선은 숟가락을 들고 있다가 내려놓지 않고, 그 상태로 손목만 약간 굽혔다. 뜨거운 국물 위로 김이 솟았고, 김 사이로 서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작은 흔들림이었는데도, 빛이 비치는 방향이 미세하게 바뀌었다. 눈꺼풀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채로 깜박였고, 입술이 단단히 붙었다 떨어졌다.


“있는 거 먹자.”


소선의 목소리는 낮았다. 낮은 목소리가 부엌 쪽 냉장고 모터 소리와 겹치며 더 건조하게 들렸다. 서현은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어 올렸다가 내려놓았다. 젓가락 끝에서 반찬이 떨어지며 접시에 닿는 소리가 났다.


“나도 맨날 있는 거만 먹으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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