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한 낭만의 밤

2026년 6월 9일 19시 30분~ 청주 예술의 전당 대 공연장

by신미영 sopia

충북 CBS 창립 36주년 행복도민 음악회


남편과 손을 잡고 저녁 나들이를 다녀왔다. 우연히 공연소식을 알고 저장해 두었기에 가능했다. 우리가 향한 곳은 청주 예술의 전당 충북 CBS 창립 36주년 기념 ‘행복도민 음악회’ 무료 공연이었다. 오후 6시에 퇴근하면서 저녁식사는 뒤로 미루고 예술의 전당 대 공연장으로 향했다. 이미 온 분들이 티켓을 들고 좌석권 배부를 받으려고 줄을 길게 서서 우리도 섰다. 이러다가 저녁도 못 먹겠다 싶어서 남편은 간단하게 먹을 거를 사 왔고, 웅성거리 속에 기다려서 1층 A 중간 좌석을 배정받았다. 밖으로 나가 우측으로 돌아 사 온 김밥과 음료를 마셨다. 주변에도 우리처럼 간단하게 식사를 하는 분들이 더러 보였다. 화장실을 들려 대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다.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객석을 빈틈없이 꽉 메운 방청객들의 열기에 가슴이 먼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요즘 어디를 가나 트롯 열풍이 가득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모처럼 우리가 사랑했던 시절의 발라드 가수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 전부터 무척 설레었다. 이날 슬롯자 없이 가수분들이 진행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오히려 시간 절약과 가수분들의 말씀을 들을 수 있어 이것도 괜찮았다. 이번 음악회는 그야말로 추억 여행 그 자체였다. 무대를 채워준 가수들의 열정은 객석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가슴을 울린 뜨거웠던 열창과 떼창


이날 첫 가수는 송골매의 싱어 구창모이다. 대한민국 록 음악의 전성기를 이끈 대표 보컬리스트이자 싱어송라티터이다. 그룹 송골매의 리드보컬을 활동하며 1980년대 한국 대중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유의 시원한 고음과 세련된 록 사운드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지금까지도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들로 기억되고 있다. 1970~1980년대 한국 록과 팝 음악의 대중화를 이끈 아티스트로 평가를 받으며 수많은 히트곡을 통해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목소리로 자리매김했다. 공연 날도 작은 키에 꽉 낀 진을 입고 변함없는 미성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옛 기억을 소환해 준 무대였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떼창을 유도해 내며 열기를 고조시켰다. 우리도 함께 노래를 부르며 추억을 소환하고 즐거움을 가득 안고 무대를 즐겼다. 두 번째 송클레어는 네 명의 성악가로 구성된 아름다운 하모니와 클래식한 감성으로 무대를 고급스럽게 채워준 시간이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넘나드는 감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한민국 남성 4인조 팝페라 그룹이다. 웅장한 성악과 대중적인 감성을 조화롭게 담아내며 차세대 크로스오버 그룹으로 주목받고 있다. KBS 불후의 명곡 ' 청춘 마이크 특집' 우승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받았으며, JTBC 팬덤싱어 4 출연으로 뛰어난 실력과 무대 장악력을 인정받았다. 클래식, OST, 가곡, 팝페라, 대중가요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활발한 공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각자의 음색이 다른데도 합을 이루어 멋진 하모니를 내며 진한 감성을 이끌어낸 송클레어에게 찬사를 보낸다.

가수 구창모와 송클레어

세 번째 015B는 대한민국 대중 음악계의 감성팝과 실험적 사운드를 이끌어온 그룹이다.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장석원과 장호일을 중심으로 1990년 데뷔했으며, 객원 보컬 시스템을 도입해 한국 음악계에 새로운 힘을 만들었다. 세련된 멜로디와 감성적인 편곡, 시대를 압선 음악 스타일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발라드와 팝, 록을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 세계를 선보였다. 수많은 명곡으로 1990년대 한국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친구와 연인), (신인류의 사랑), (아주 오래된 연인들) 등 우리도 좋아했던 곡들이 있기에 더욱 마음을 움직였다. 전주가 나오는 순간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던, 우리 세대의 감성 아이콘이지 않는가? 이쪽저쪽 종횡무진하며 남자들이지만 귀엽게 행동하는 모습들이 아주 보기 좋았다. 우리가 가장 기다렸던 가수는 이은미였다. 그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보컬리스트이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깊은 감성으로 ‘맨발의 디바’ 답게 온몸으로 노래하며 객석을 전율하게 만든 최고의 무대였다. 오랜 시간 공연 중심을 이어오며 대한민국 대표 라이브 가수로 불리며, 대중음악 공연 문화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국내 여자가수 최다공연 기록 (약 1000회) 이상을 세우며 섬세한 감성과 폭발적인 에너지로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을 전하고 있다. (녹턴), (애인 있어요), (기억 속으로) 모두 좋아하는 곡들이다. 가수에게 직접 들을 수 있어 감동적이었다. 신발을 벗지 않았지만 노래에 온전히 빠져들게 하는 몸짓과 제스처, 그리고 진심을 다하는 말투까지 오랜만에 에너지를 듬뿍 받은 무대였다.

가수 015B 와 이은미


추억과 공감으로 가득했던 시간


가수들마다 준비된 4곡에 앙코르곡까지 더해 총 5곡씩 열창을 이어갔는데, 한 곡 한 곡마다 쏟아내는 에너지가 대단했다. 아는 노래가 나올 때마다 남편과 슬그머니 손을 잡고 눈빛을 교환하며 함께 따라 부르는 재미가 쏠쏠했다. 모처럼 트롯을 벗어나 록과 발라드의 깊은 감성에 흠뻑 젖었던 시간이었다. 휴대폰으로 사진 촬영은 하지 말라고 했으나 동영상을 찍는 분들도 있었고, 휴대폰 후레쉬로 노래에 맞춰 자연스럽게 흔들었다. 방해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며 가수들의 열정 어린 모습들을 렌즈에 담았다. 시간이 흘러도 좋은 음악이 주는 힘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이곳에 함께 하며 뜨거운 열기를 느끼고 같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다. 화려한 조명 아래 울려 퍼지는 멜로디를 들으며,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서로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따뜻하고 행복했다. 요즘 너무 트롯 열풍에 휩싸이다 보니 감성 발라드의 노래나 록 가수를 만나기 어렵다.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 트롯과 발라드 그리고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면서 함께 갔으면 좋겠다. 이날 꽉 찬 열기 속에서 스트레스도 훌훌 털어내고, 마음의 양식을 가득 채워 돌아온 완벽한 화요일 밤이었다. 우리는 집으로 오다가 아파트 근체에 있는 <전주 콩나물 국밥>에 들려 뜨끈한 콩나물 국밥을 한 그릇씩 먹었다. 평소에도 자주 가는 곳인데 이날 국밥은 더 맛이 좋았다.

"여보, 우리 앞으로도 이런 문화 데이트 자주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