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하지 않은 이별이 있을까?

가시리,진달래꽃 그리고 나비부인이 보여주는 이별의 모습

bySophie

딸에게는 아끼는 애착인형이 있다. 유치원에서도, 여행을 갈 때도, 잠을 잘 때도 항상 아이와 함께 하던 인형이었다. 그런데 여행을 갔다가 그 인형을 호텔방에 두고 와버린 일이 생겼다. 이미 집에 돌아왔을 때 인형이 없어진 것을 안 아이는 인형을 찾아달라고 울고 때를 쓰기 시작했다. 물론 딸아이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가지 않는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딸아이의 인형은 이미 오래되어 꼬질꼬질하고 군데군데 실밥이 터져서 보기 흉했다. 그리고 집에는 이미 다른 인형들도 차고 넘쳤다. 나는 이런 이유들로 딸을 납득시키려고 했지만, 그것이 딸에게 통할 리 없었다. 혹시나 해서 호텔에 전화를 하니 다행이도 인형은 호텔에서 보관 중이었다. 아이가 사진을 부탁하니, 호텔 직원은 인형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콘셉트의 사진을 찍어 보내 주셨다. 인형을 사랑하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린 사려 깊은 배려였다. 그 사진을 본 딸은 그제야 안심하고 때 쓰기를 멈췄다. 그리고 인형이 다시 아이의 품으로 돌아왔을 때 아이는 마치 보고 싶던 사람을 몇 십 년 만에 다시 만난 듯 반가워했다. 그리고 그 후 얼마간은 더욱 그 인형을 소중하게 다뤘다.


물건도 한번 정을 주면 소중하고 잃어버리면 속상한데, 하물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어떨까?. 나는 아직도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기까지 힘들었던 과정을 잊을 수 가 없다. 함께 한 공간에 있을 때 느껴지는 불편한 기류보다 상대방이 내 곁에서 아주 사라진다는 상실감이 더 두려워서, 우리는 꽤 오랜 시간을 이혼을 보류하고 있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함께 살았던 9년여의 시간은 서로에게 결코 가볍게 끊을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우리는 헤어질 위기를 몇 번을 넘기며 치열하게 연애했고, 부모님의 반대로 결혼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고서는 처음 하는 부모노릇에 함께 고군분투 했다. 그 과정은 상쳐 줌과 사랑함의 반복이었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가장 아름다웠던 모습도 가장 추했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연인에서 부부가 되면서 쌓아온 애착은, 고통스러운 관계를 꽤 오랫동안 유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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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의 맘살롱입니다. 제 글은 글 그림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예술분야의 이야기를 통해 싱글맘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에세이입니다. 함께 수다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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