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저희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 거죠?”
박 팀장님의 질문은 항의에 가까웠다.
얼마 전 자회사의 경영관리팀이 우리 팀에 '포함'되었다. 박 팀장님은 여전히 경영관리팀의 팀장이었지만, 그 팀을 우리 팀이 품게 되면서 큰 원 안에 작은 원이 들어간 벤다이어그램 같은 조직이 탄생한 것이다.
그들 입장에서 이런 인사발령은 처음이었을 테고, 무엇보다 박 팀장님의 자존심이 꽤 상한 듯했다. 자기소개를 할 때도 핸드폰만 만지작거렸고, 분위기를 풀고자 우리 쪽에서 우스갯소리도 해봤지만 웃으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팀장이 '나 화났어' 상태이니 팀원들도 눈치만 보고 앉아있을 뿐이다.
사실 우리가 생각해도 이 인사발령은 이상했다. 박 팀장님의 질문대로, 우리는 뭘 같이 해야 하는 것일까. 엄연히 다른 회사 소속이었고, 둘 다 기획 업무를 한다는 공통점은 있었지만 그것만으로 한 팀이 될 수 있다면 세상의 기획팀은 모두 한 사무실에 모여 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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