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를 좋아한다
필사를 꽤 오랫동안 했다
다이어리는 남아 있는게 없지만
필사 완독한 것은 몇권이 바카라인척하면서 바카라꽂이 어딘가에 꽃혀 있다
다이어리도 나름 꾸준히 쓰려고 노력은 하는데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다
26년 큰 맘먹고 1분기 동안 다이어를 써봤다
2분기 계획도 끄적여봤다
노란색
1-2분기 다이어리 색상은 겨자색에 가까운 노란색이다
4월 교육으로 한주 날리고 사고쳐서 한주 난리니 마지막 주에 다다랐다
버티기 위해서는 사고를 치지 말아야 하는데
인생이 심심한건지 버티기 싫은건지 알 수 없다
마지막 주 일요일 4월을 보내고 5월을 맞이하면서 다이어리를 펼쳤다
한장 한장 넘기면서 보통 연필로 쓰면서 어째서 2분기 계획을 볼펜으로
지워지지 않는 펜으로 작성한걸까
진심 한치 앞도 모르는 나 자신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멍해졌다
펜을 들 힘 아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다이어리는 계획을 작성하는 공간이 아니다
다이어리는 일기인걸까
지난 일을 기록하는 일기
일기로 결론 짓는다면 나의 다이어리는 반 이상 들어내야 한다
2분기 계획을 다 삭제 변경 수정 삭제 변경 수정 삭제 변경 수정을 반복해야 한다
1분기 너는 어떤 삶을 살고 있었던 거니
2분기 너는 어떤 삶을 살아 가려 하거니
아무리 한치 앞을 모르는 인생이라고 하지만 이건 좀 심각하다
수정테이프를 들다가 포기했다
한참을 들여다보다
있는 힘껏 찢어버렸다
기록의 의미도 계획의 의미도 없는 다이어리가 되어 버린
일기의 역할도 플래너의 역할도 하지 못하는 그냥 겨자색 낙서장이 되어버렸다
낙서장
어 낙서장으로 쓸거 이봐
진짜 한치 앞도 모른다고 진짜
5월 나는 어떤 일을 하면서 어떤 선택을 하면서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