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늦게 시작해서 더 행복했습니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쉰셋에 찾아왔다

by손샤인

사람들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은 젊을 때 찾아온다고 말한다. 스무 살에는 꿈을 꾸고, 서른에는 도전하고, 마흔에는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쉰을 넘기면 새로운 시작보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잘 정리하며 남은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오랫동안 그렇게 믿으며 살았다. 내 인생에서 설레는 일은 이미 지나간 줄 알았고, 새로운 도전은 젊은 사람들의 특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내 인생의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모든 것이 늦었다고 생각했던 쉰셋에 찾아왔다.


처음 셔플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나는 그저 하루를 조금 더 즐겁게 보내고 싶었다. 퇴근 후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좋았고, 아무 생각 없이 땀 흘리는 그 시간이 행복했다. 그 작은 선택 하나가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셔플은 내게 춤이 아니라 잊고 있던 나를 다시 만나게 해 준 선물이었다. 간호사로, 아내로, 엄마로, 늘 누군가를 위해 살아오던 내가 처음으로 ‘나를 위해’ 시간을 쓰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이제는 내가 연습실 앞에 서서 사람들을 맞이한다. 그리고 첫 수업이 끝나면 늘 같은 숙제를 내준다. “오늘부터 셔플 영상을 꼭 찍어 두세요.” 처음에는 모두 의아해한다. 잘 추지도 못하는데 무슨 영상을 찍느냐며 웃는다. 하지만 나는 안다. 오늘의 서툰 모습이 언젠가는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된다는 것을. 사람은 매일 조금씩 변하지만 그 변화는 스스로 잘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첫날의 영상을 남겨 둔다. 한 달 뒤, 두 달 뒤 다시 꺼내 보면 발보다 표정이 먼저 달라져 있고, 동작보다 눈빛이 먼저 달라져 있다. 자신 없던 얼굴에는 웃음이 생기고, 음악을 두려워하던 몸은 어느새 리듬을 즐기고 있다. 나는 그 영상을 함께 보며 잘되지 않는 동작은 왜 어려운지 이야기하고, 조금만 방향을 바꿔 보자고 말하고, 조금만 더 자신 있게 걸어 보자고 격려한다. 그렇게 영상은 춤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성장을 기록하는 일기장이 된다.


내 수강생들의 대부분은 오십 대를 넘긴 분들이다. 어떤 분은 하루 종일 온라인 게임에서 일하고 오고, 어떤 분은 가게 문을 닫고 달려오며, 어떤 분은 가족들의 저녁을 차려 놓고 허둥지둥 연습실로 향한다. 여름이면 땀으로 젖은 옷을 입고 오고, 겨울이면 차가운 바람에 언 손을 비비며 운동화 끈을 묶는다. 하루 종일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낸 사람들이 저녁 늦은 시간 다시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모여드는 그 풍경을 볼 때마다 나는 늘 가슴이 뭉클해진다. 누군가는 피곤해서 쉬고 싶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연습실 문을 연다. 나는 그 용기가 참 아름답다.


가끔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이 나이에 춤을 시작해도 될까요?”


나는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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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차 간호사, 온라인카지노 작가, 셔플댄스 강사.병원에서 사람을 만나고, 글로 마음을 기록하며, 춤으로 삶을 회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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