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건너는 마을

어떤 도시들은 건축물이 아니라 감정으로 이루어진다.

by김은령




이탈로 칼비노

『보이지 않는 도시들』 작품해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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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비노는 도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도시는 기억, 욕망, 기호 등 수많은 것들의 총체이다. 도시는 경제학 서적에서 설명하듯 교환의 장소이다. 하지만 이때 교환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다. 언어, 욕망, 추억들도 교환될 수가 있다. 내 바카라 이야기들은 계속 형태를 취했다가 사라지는, 불행한 도시 속에 숨어 있는 행복한 도시들의 이미지 위에서 펼쳐진다.





어떤 도시들은
건축물이 아니라 감정으로 이루어진다.



꿈이 건너는 마을



마을은 소녀의 눈높이로 자란다.
집들은 서로를 기대고, 꿈은 그 사이를 오간다.

마을에서 꿈은 여행이 아니라 왕래다.
집 사이를 오가며, 소녀의 하루를 넓힌다.

볕의 언덕 위에 집들이 씨앗처럼 박혀 있다.
꽃잎은 하늘을 향해 열리고,
몽상의 배는 골목 사이를 건너며 꿈을 실어 나른다.

옛빛 위에 오늘의 꿈이 얹힌다.
겹쳐진 시간은
골목의 몽상으로 잦아든다.

마을의 꿈은 떠나지 않는다.
골목을 건널 때마다 결을 바꾸어
다른 얼굴로 피어난다.


낯설어진 순간마다
소녀의 하루는 다른 우주를 덧입는다.



꿈이 건너는 마을은
현실을 사는 자들의 마음 안에서
꿈이 서로를 건너며 살아가는 풍경이다.


《꿈이 건너는 마을》 _ 그림부리 김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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