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진우 『숲으로 된 성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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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되지 않은 소리로, 말이 되지 않는 말로
형상의 바깥에서
세계는,
보이지 않는 세계가
보이는 세계를 받치고 있다.
빛 아래 드러난 형상은
그늘 아래 감춰진 결에서 살아난다.
그래서 세계는
제 모습을 다 드러내지 않는다.
아름다움은
드러난 것과 드러나지 않는 것 사이에
은은히 걸린 긴장이다.
풍경은,
말로 다 담기지 않는 것이
형상화된 말의 그림자와 마주한다.
표현되지 못한 것들은
말의 어깨를 빌려
형상의 바깥에 선다.
말은 침묵의 층에 잠기며
그 안으로 스며든다.
그래서 풍경은
늘 보이는 것보다 두텁다.
신비로움은,
숨은 것이 드러난 것을 품고
흐르는 생명의 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