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밝히는 사람들, 어니스트 시즌3
카이로스의 비밀 벙커는 아수라장이었다.
천장이 뚫려 시민들이 쏟아져 들어왔고, 돌루스의 용병들은 성난 군중들에게 제압당했다.
카이로스는 바닥에 나뒹굴며 피를 토했다.
“끝났다, 닥터 K.”
강진혁이 카이로스의 멱살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카이로스는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며 기괴하게 웃었다.
“끝? 멍청한 놈들. 내가 여기서 그냥 죽을 것 같아?”
그는 품에서 작은 리모컨을 꺼냈다.
“이게 뭔지 알아? '데드맨 스위치'야. 내 심장 박동이 멈추거나, 이 버튼을 누르면... 전 세계 인터넷망에 '판도라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어 있어.”
“판도라 바이러스?”
“금융, 통신, 의료, 국방... 모든 디지털 시스템을 초기화시키는 바이러스지. 인류를 석기시대로 돌려보낼 거야. 내가 못 가지면, 아무도 못 가져.”
카이로스는 광기 어린 눈으로 버튼에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자, 선택해. 나를 보내주던가, 아니면 다 같이 멸망하던가.”
시민들은 동요했다.
“저 미친놈이 진짜 누르는 거 아냐?”
“스마트폰 다 먹통 되는 거야?”
강진혁은 이를 갈았다. 놈은 마지막 순간까지 인질극을 벌이고 있었다.
그때, 서연의 목소리가 인이어를 통해 들려왔다.
“대장! 잠깐만 시간을 끌어주세요. 바이러스 송출 서버를 찾았어요. 근데 코드가 너무 복잡해서... 3분만!”
“3분... 알았어.”
강진혁은 잡고 있던 멱살을 풀고 뒤로 물러섰다.
“좋아. 보내주지. 대신 조건이 있다.”
“조건? 패배자가 무슨 조건?”
카이로스가 비웃었다.
“가기 전에... 네가 그토록 자랑하던 '신세계’가 뭔지 설명해봐.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전 세계에 똑똑히 알리고 가라고.”
강진혁은 벙커 중앙에 있는 방송용 카메라를 가리켰다. 이 카메라는 현재 전 세계 해킹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었다.
카이로스는 으쓱했다. 그의 나르시시즘을 자극한 것이다.
“좋아. 어차피 너희 개돼지들은 이해 못 하겠지만.”
그는 카메라 앞에 섰다. 찢어진 옷과 피투성이 얼굴, 하지만 표정만은 오만했다.
“나는 세상을 정화하려 했어. 탐욕스러운 자본주의, 위선적인 민주주의... 다 썩어빠졌잖아? 내가 만든 시스템 안에서 너희는 통제받고, 그 덕분에 안전할 수 있었어. 내가 너희의 신이었다고!”
카이로스는 열변을 토했다. 1분, 2분... 시간이 흘렀다.
강진혁은 초조하게 서연의 신호를 기다렸다.
“그리고 너, 강진혁. 넌 정의로운 척하지만 결국 살인자야. 3년 전 아이들을 죽인 건 나지만, 방조한 건 너잖아? 넌 죄바카라감 때문에 가면을 쓴 겁쟁이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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