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영원한 우물(完)

진실을 밝히는 사람들, 어니스트 시즌3

by공감디렉터J

“거짓은 계속 달아나지만, 진실은 기다린다.”

계절이 두 번 바뀌었다. 서울의 거리는 언제 전쟁터였냐는 듯 평온을 되찾았다.
남산 타워가 내려다보이는 서울구치소의 독방. 한 남자가 멍하니 철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인번호 7749. 한때 자신을 '신’이라 칭했던 카이로스, 닥터 K였다.

그의 제국 '돌루스’는 공중분해 되었다. 어니스트가 공개한 데이터로 인해 전 세계 50개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체포 작전이 벌어졌고, 은닉된 자산 3,000조 원은 몰수되어 피해자 구제 기금으로 쓰였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평생 썩어야 할 감옥과, 매일 밤 찾아오는 악몽뿐이었다.

그는 벽에 머리를 기대며 중얼거렸다.
“개미들이... 사자를 이길 줄이야.”
그의 눈빛은 이미 죽어 있었다.


같은 시각, 서울 외곽의 한 폐공장.
어니스트의 임시 아지트였던 이곳은 짐 정리가 한창이었다.
서연은 메인 서버의 전원을 내리기 전, 마지막 명령어를 입력하고 있었다.


Format: HONEST_Main_Server
Delete All Logs? (Y/N)


“정말 지울 거예요? 우리 기록들, 다?”
오스카가 아쉬운 듯 물었다.

“응. 힘은 고일수록 썩으니까. 우리가 또 다른 권력이 되면 안 되잖아.”
서연은 망설임 없이 'Y’를 눌렀다.
화면에 로딩 바가 채워지더니, 'Complete’라는 문구가 뜨고 모니터가 꺼졌다.

“시원섭섭하네요. 제 인생 최고의 무대였는데.”
오스카는 트럼프 카드를 허공에 날렸다. 카드는 꽃비처럼 흩어졌다.

“무대는 끝났지만, 인생은 계속되니까요.”
엘레나가 짐을 챙기며 미소 지었다. 그녀는 다시 심리 상담 센터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작은 진실’을 찾아서.

닥터 리와 닥터 J는 악수를 나눴다.
“자네, 학교로 돌아갈 건가?”
“네. 학생들에게 진짜 과학을 가르쳐야죠. 윤리가 빠진 과학이 얼마나 위험한지.”
“나도 다시 붓을 들어야겠어. 역사를 기록하는 붓을.”

마담 로즈는 카메라 렌즈를 닦았다.
“이번 일, 다큐멘터리로 만들 거야. 제목은... ‘가면 뒤의 사람들’.”
“내 분량 좀 챙겨줘요. 편집하지 말고.”
오스카가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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