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나를 비우는 시간

2026

by솔레일소노르

한 해의 시작 1월은 나를 움츠리게 한다. 몸은 한없이 무겁고, 겨울잠에게 깨어나지 못하는 곰처럼 모든 것이 느려진다. 40대 중반이 넘어가서인가? 몸의 여기저기가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새로운 시작 1월, 나에게는 모든 것을 정리하는 날이다. 정신, 감정, 육체 이 세 가지 요소가 정리를 하는 시간이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1월 2월은 나의 몸을 돌보게끔 이야기하고, 그동안 묻어뒀던 감정들은 옹달샘처럼 슬며시 흘러나오다 마지막에는 분수처럼 솟구친다. 그 과정을 지나면, 번데기가 나비가 되듯 하나의 꺼풀을 벗겨낸다.




01 Relax

몸에 힘을 빼기가 이렇게 어려웠나. 긴장 상태로 살아왔던 날이 절반쯤 채워졌다. 걷고 또 걷고. 몸이 지쳐버리니 힘이 조금 빠진다. 몸이 갑옷같이 딱딱해서 긴장하지 않으면 내 몸 같지 않았던 절반. 8년 남짓 훈련하며 마주한 나의 현재. 앞으로의 절반은 내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달렸다.


02 까치

우리 동네 까치는 통통한데. 서울에 오랜만에 올라갔는데, 서울 까치들은 빼빼하다. 우리 동네는 탄천이 길고 넓어서 새들이 먹을 것이 많으려나? 오래된 아파트가 즐비하니, 쓰레기통이 까치들의 음식점이라 그런가? 토실한 까치를 보며, 푸흡! 웃음이 나오며 괜히 행복해지네.


03 솔방울

자연을 좋아하는데, 도심에 사니 풀 냄새 맡기가 어려워. 다행스러운 건 오래된 아파트가 즐비한 곳이라. 나무도 많고, 언덕이 있는 공원도 있어서 다행. 언덕이 있는 공원에 갔다가 귀한 선물을 발견했지. 빈 어항에다 놓아둬야겠어.

솔방울

04 가족

오랜만에 꿈을 꿨어. 부모님께 이야기하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나는 소리 높여 겨우 이야기하는데, 한 분은 내 꿈을 짓밟고, 한 분은 다른 이야기를 해. 흐느껴 울며, 잠꼬대를 했나 봐. 꿈꿨냐고 묻는 그 사람의 질문에 나는 ‘모르겠다’ 대답하고 내 눈물이 들킬까 봐 이른 새벽 산바카라하러 나왔어. 나한테 가족이란, 첫째 녀석 하나. 친정 부모님도 지금 같이 사는 그 사람도 나에게 항상 선을 둬. 딸이라는 이유로, 첫 째가 나만의 아이라는 이유로. 그래서 내가 의지할 곳은 바로 나 밖에 없어.


05 T.P. 약속

내가 좋아하는 시간. 새벽이 지나가는 지금. 내가 좋아하는 장소.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 새소리, 물소리, 많이 들어서 참 좋아. 내가 좋아하는 나만의 법칙 Ritual. Meditation. Walking


06 구르미

낮 구르미가 꾸물럭 거린다. 그 움직임이 한 폭의 수채화 같다. 낮 구리미 안녕.

구르미

08 별마당 도서관

바카라을 멀리한 지 오래되었네. 바카라은 작가의 시선을 담기 때문에 고르고, 또 고른다. 이왕이면, 고전이 좋다. 글 너머 깊은 뜻을 담고 있기에. 슬쩍 서점의 잡지 코너에게 가서 간접 여행을 한다. 드뷔시의 피아노 곡을 감상하며, 유럽으로 여행한다.

별마당 도서관


1월은 늘 나를 멈추게 한다. 예전에는 그것이 답답했는데, 이제는 안다. 멈춤은 게으름이 아니라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나 역시 천천히 깨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