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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 13.

by한상훈

그건 또 다른 형태의 질식과 비슷했다. 앞선 20년은 물속에 잠겨 숨을 쉴 수 없었다면, 이제는 흙 속에 덮이는 것과 같았다. 사람의 몸의 대부분이 흙에 묻힌 상태로 머리만 밖에 나와있다면 할 수 있는 것은 선명하다.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눈과 입만을 이용해 살려 달라고 외치거나 아니면 주변 상황을 보는 것뿐이다. 만약 입까지 흙에 덮였다면 그저 눈으로 바라만 볼 수 있다. 주변에서 조금씩 쌓이는 흙에 공포에 떨면서. 눈이 따갑지만 어쩌겠는가. 이대로 눈을 감는 것은 무엇일까. 어차피 눈을 뜨나 감으나 상관이 없는데도 눈을 떠본 것이다. 그래. 눈을 감아야 했다. 모래가 가득 찬 눈엔 눈물이 흐르고. 그제야 모든 희망이 끝났다는 것을 마주하고 눈을 감는 것이다.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군가에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이 남아있고, 누군가에겐 더 이상 목소리를 낼 수도 없으며, 눈을 뜨고 있기에도 버거운 상황이 오곤 한다. 그럼 눈을 감고, 그저 마지막 희망을 바랄 뿐이다. 누군가 나를 꺼내주길 바라며 말이다. 나를 꺼내주길.


부산한 소리와 고함치는 소리, 기계들이 윙윙 거리며 들리는 소리는 신경을 긁고 있다. 이젠 뭘 해야 할까? 손발이 모두 묶여 남은 것이라곤 얼마 안 되는 숨을 아껴 쉬며, 소리만 듣고 있는 사람에게. 이때 정신줄을 잡고 있다고 해서 어떤 차이가 생길까. 아니면 빨리 흙을 빨아들여 고통 속에 죽는 것이 나은 것인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온 마지막 힘을 내어 탈출을 시도해야 하는가? 아니면 마지막이 될 숨을 이용해 "살려주세요."라고 외쳐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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