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부터 이상한 꿈을 계속 꿨다.
사무용품이나 총알, 밥풀 같은 것들을 계속 토해내는 꿈이었다.
꿈에서 깨고 나면 심장이 계속 두근거렸다. 깊은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아침이 되어 출근하면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고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와 있었다.
상급자가 나를 볼 때마다 물었다.
"괜찮은 거 맞아요?"
나도 내가 괜찮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물 한 모금만 마셔도 체하고 구역질이 났다. 아무것도 제대로 먹을 수 없었다.
좀비처럼 출근했다.
그렇게 퇴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실 가장 힘들었던 건 한 손으로 일하는 게 아니었다.
머리가 따라주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지 못했다.
예전에는 어렵지 않았던 일들이 하나씩 버거워졌다.
일을 못하는 내가 답답했고,
그걸 알고도 계속 버텨야 하는 것도 힘들었다.
그곳은 내가 처음 들어간 온라인 게임이었고, 내가 사랑했던 일이었다. 그래서 더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장애 때문에 이렇게 된 건가.'
'내가 쓰러지지만 않았더라면 계속할 수 있었을 텐데.'
원망스럽기도 했다.
결국 휴지 한 통을 그 자리에서 다 쓸 만큼 많이 울었다.
다른 직원들이 붙잡아 주기도 했다.
조금 더 버텨보라고 했다. 나도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몸도 많이 지쳐 있었고, 무엇보다 일을 따라갈 만큼 머리가 버텨주지 않았다.
결국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내 첫 온라인 게임이었다.
내가 사랑했던 직업이었다.
그걸 내 손으로 내려놓아야 한다는 게 너무 속상하고 아쉬웠다.
장애가 원망스러웠다.
내가 일을 그만두게 된 이유가 단순히 걷지 못해서도, 한 손을 쓰지 못해서도 아니었다.
뇌출혈 이후 달라진 내 머리 때문에 내가 하던 일을 더 이상 제대로 해낼 수 없었다.
그 사실이 가장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