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곳에서 연습하라

재활병원에서 한 치료사 선생님이 내게 10분씩 서있기 숙제를 내주실때였다.
"서 있는 연습은 시간도 장소도 매번 다르게 하세요."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다.
'왜 굳이?'
서 있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선생님은 일부러 같은 환경에서만 연습하지 말라고 했다.
아침에도 해보고,
저녁에도 해보고,
치료실에서도,
복도에서도,
집에서도.
매번 다른 환경에서 해보라고 했다.
그때는 그냥 시키니까 했다.


몇 년이 지나 뇌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뇌과학 바카라을 찾아 읽던 중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에서 이런 내용을 봤다.
훈련에는 예상치 못한 상황과 변화가 많을수록 학습 효과가 높아진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치료사 선생님 말씀이 떠올랐다.
'그래서 같은 곳에서만 하지 말라고 하셨구나.'
돌이켜보니 내 몸도 그랬다.


나는 똑같이 걷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바닥이 바뀌면 몸이 달라졌고,
신발이 바뀌면 균형이 달라졌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긴장해서 움직임도 달라졌다.
몸이 이상한 게 아니었다.
뇌가 새로운 환경에 맞춰 계속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 뒤부터는 일부러 새로운 환경을 찾았다.


늘 가던 길 대신 다른 길을 걸어보고,
새로운 장소에 가보고,
새로운 운동을 해봤다.
예전 같으면 변화가 무서웠을 텐데,
이제는 오히려 반가웠다.
'새로운 환경이 내 뇌를 더 많이 일하게 만드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새로운 도전이 두렵지 않았다.
재활은 반복이 중요했지만,
반복만으로는 부족했다.
새로움도 함께 있어야 했다.



오늘의 회복노트


반복은 몸을 익숙하게 만들고,
새로움은 뇌를 깨어 있게 만든다.
나는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도,
같은 환경에 머물지는 않으려고 했다.
그 작은 변화들이 내게는 또 하나의 재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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