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조사와 청년농 지원은 땅의 주인을 어떻게 바꾸나
농촌의 땅은 지도 위의 필지 번호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한쪽은 오래 농사짓는 부모의 논이고, 옆은 먼 도시에 사는 상속인의 밭이며, 길에서 떨어진 작은 땅에는 몇 해째 잡초가 자랄 수 있다. 농지 전수조사 소식이 나오면 소유자는 자신의 땅이 어떤 기록으로 남을지 궁금해하고, 임차농은 앞으로도 그 땅을 경작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같은 조사는 사람마다 다른 생활의 문을 두드린다.
농지는 일반 토지와 달리 땅값만으로 의미가 정해지지 않는다. 곡물을 생산하는 기반이고, 농촌의 일자리를 담으며, 세대를 이어 농업에 진입할 수 있는 자원이다. 동시에 상속으로 잘게 나뉜 토지, 고령으로 더는 경작하기 어려운 필지, 개발 기대를 따라 소유만 남은 농지 등 서로 다른 현실이 한 제도 안에 놓여 있다. 누구나 같은 방식으로 땅을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실제 현장과 법의 간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Google Trends 국내 인기 검색어에는 ‘농지’가 올랐다. 단기 급등어 하나로 여론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농지에 대한 관심은 식량 생산과 토지 소유, 귀농·청년농의 진입 문제가 만나는 지점을 환기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9월 21일 농지 전수조사의 진행 상황과 후속 조치 방향을 공개하면서 이 논의는 단순한 토지 가격을 넘어 농촌의 이용 규칙을 묻는 이슈가 되었다.
농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농지 전수조사는 행정정보와 항공사진을 활용한 기본조사를 마친 뒤, 2026년 8월부터 현장 확인 중심의 심층조사를 진행 중이다. 9월 21일 발표 시점에는 조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조사로 위반 농지가 얼마나 확인됐다고 말하거나 처분 규모를 단정하는 것은 성급하다. 확인된 사실은 조사가 진행 중이며, 연말까지 결과를 토대로 사후 조치와 제도 개선을 마련하겠다는 정부 계획이다.
정부는 실제 영농 의사 없이 시세차익이나 개발이익을 목적으로 취득한 농지, 농업진흥지역의 중대한 불법 전용은 농지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상속이나 고령, 농촌의 관행적 임대와 같이 투기와 다른 유형의 위반은 자진 정비 기회를 주고, 어려운 경우 농지은행에 임대나 관리를 위탁하는 정상화 경로를 마련한다는 방향이다. 위반 유형을 구별하겠다는 점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농지법은 원칙적으로 농지를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사람이 소유하도록 제한한다. 이 원칙은 농지를 투기 대상이 아니라 생산 기반으로 유지하려는 제도적 취지를 갖는다. 하지만 농촌 인구의 고령화, 가족 상속, 농업의 규모화와 임차농 보호 같은 현실은 단순한 소유자 대 농업인 구분만으로 다 설명되지 않는다. 법의 원칙과 현장의 상황을 조정하는 집행 과정이 중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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